2030세대에게 헬게이트가 열리고 있는 이미지를 구글 제미나이가 생성했다.

정치가 경제를 살리기는 쉽지 않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좋은 정치에 더해 경제주체들의 피나는 노력, 대내외 여건 등의 복합적으로 도와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가 경제를 망치는 건 아주 쉽다.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그리스, 포르투갈 등 나락으로 갔거나 그런 경험을 한 국가는 예외 없이 '정치의 경제 망치기'가 주범이었다.

과연 대한민국의 정치는 경제를 망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살리고 있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소위 '헬게이트(HellGate)'가 이제 막 열리기 직전 단계라고 봐야 할 것 같다. 한국 경제의 진짜 겨울은 아직 시작도 안 됐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심 세대는 2030세대 흔히 MZ세대라고 불리는 세대다. 그들은 40대 후반부터 60대 초반을 차지하는 운동권세대, 전교조세대에 밀려 자산은 없고 소득은 줄어드는 고통을 맛보고 있다.

이를 보여주는 통계가 나왔는데, 2030세대 '여윳돈'이 3년 만에 줄었다.

14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흑자액은 124만300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2022년 3분기(-3.8%) 이후 3년 만의 감소다. 특히 전체 가구주의 흑자액(143만7000원)이 12.2% 증가한 것과 달리, 청년세대 여윳돈은 쪼그라들었다. 40대 이상은 증가한 데 반해 2030은 감소라는 '소득 양극화'가 진행된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청년층 여윳돈 감소는 소득 증가세 둔화와 지출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소득은 503만6000원으로, 1년 전보다 0.9%(4만6000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로 3분기 기준 증가율 및 증가폭이 모두 최저치였다.

더욱이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할 경우, 실질소득은 감소한 것이나 다름없다.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상소득(495만원)은 1.3% 증가했으나, 2022년 3분기(0.8%) 이후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특히 근로소득(377만1000원)은 0.9% 줄면서 2020년 3분기(-0.2%) 이후 5년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사업소득(53만원)은 3년 연속 쪼그라들었다.

다만 정부 및 지자체가 제공하는 각종 보조금 등을 포함한 공적 이전소득(44만1000원)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의 영향으로 60% 가까이 증가했다. (이건 2030세대가 갚아야 할 미래의 빚이다.)

소득 증가가 미미했던 것과 달리, 지출은 상대적으로 크게 늘었다. (이 부분이 바로 정치가 경제를 망가뜨리는 부분이다.)

올해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가계지출(379만3000원) 가운데 소비지출은 월평균 285만9000원으로 파악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1% 증가한 규모다.

월세·임대료를 포함한 '실제 주거비'가 21만4000원으로 11.9% 증가하며, 전체 가구주 평균(12만9000원) 증가율 2.2%를 크게 웃돌았다. 비소비지출(세금·이자·4대 보험료 등)도 청년층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이자비용이 23.4% 급증한 16만6000원으로 파악됐다. 전체 가구주(13만3000원) 증가율(14.3%)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실제 주거비가 11.9%나 증가한 것은 집값 상승의 여파에 의한 결과이다. 이재명정부의 부동선정책이 실패를 거듭하면서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잡히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전월세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전월세비중이 높은 2030세대의 지갑이 강탈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세금과 이자 등도 올랐다. 이건 2030세대의 빚이 늘고 있다는 것인데, 최근 환율상승에 따라 수입물가가 올랐고 당연히 기름값 수입제품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씀씀이가 늘 수밖에 없었다. 이걸 카드나 마이너스통장으로 메꾸니 당연히 이자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달러 대비 환율은 지난 10월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1400원대로 올라서며 본격 상승세를 타면서 1500원대를 넘보고 있다.

아무튼 2030세대의 지갑이 텅텅 비어가는 것은 집값 상승, 환율 상승, 금리 상승 등에 따른 결과로 봐야 한다. 이재명정부 들어서 정부의 이상한 정책에 따른 요인이 가장 크다고 봐야 하는데 2025년 4분기를 지나 2026년에는 더욱 부담이 커질 게 확실히다. 소위 '헬게이트(HellGate)'가 열린다고 할까?

김상민. ‘좌파는 무슨 생각을 사는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