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비서실장이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정부 6개월 성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정부는 지난 12월 7일 이 대통령 취임 6개월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를 발표했다. 양대 경제 이슈인 집값과 환율 대책에 관한 언급도 있었다. 그 성과는 어땠을까?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월 5일 충남 지역 타운홀 미팅에서 “제가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때문에 요새 욕을 많이 먹는 편인데, 보니까 대책이 없다”며 “구조적 요인이라 있는 지혜, 없는 지혜 다 짜내고 주변의 모든 정책 역량을 동원해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말을 증명하듯 12월 둘째주 기준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동향을 보면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그것도 이 정부가 집중적으로 단속하고자 하는 한강벨트 중심으로 상승폭이 커졌다. 대통령이 “대책이 없다”고 하자 시장이 반응한걸까?
환율과 관해서 대통령실은 “단기적으로 보면 경제 주체별로 해외 투자가 너무 활성화되어 있어서 그런 부담이 최근 도드라져 보이고 있다”며 “기업의 해외 이익을 국내로 적절하게 환류하는 것, 해외 개인 투자 부분에서 위험이 과도하게 숨겨진 것은 없는지 점검하는 것, 국민연금 대외투자 비중 등 세 분야에 대한 과제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외환시장에서는 미국과의 대미투자 합의, 기업들의 해외투자 수요 등으로 달러 유출이 계속 증가하면서 정부의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 기대감이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 주도로 시장에 돈을 엄청나게 공급해 통화량 폭증으로 돈값을 떨어트려놓고, 여기에 더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비롯해 확장재정으로 돈을 더 풀어 발생하는 환율상승요인은 애써 외면하고 기업, 국민연금, 서학개미에게 책임을 돌리는 태도다.
강남 부자인 A씨 같은 사람에게 이재명 대통령 취임 6개월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A씨는 “재테크 측면에서 보면 윤석열 대통령 때와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빚내서 돈을 많이 푼다고 선언한 덕분에 집값은 더 올랐고, 환율도 더 뛰어 환차익도 짭짤하다”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면 가난한 서민들의 삶은 어떨까? 집값 빈부격차는 더 커졌고, 환율 고공행진으로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식료품, 도시가스비, 난방비 등 생활비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주가 상승을 치적으로 내세워도 서민들은 투자할 만한 돈이 없어서 배당주를 사기 쉽지 않다. 주가지수가 올랐다고는 하지만, 전자주와 일부 방산 및 조선주 말고는 오른 주식이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구 종목이 거래소시장의 30%를 훌쩍 넘는 상황이 됐다. 그만큼 위험한 시장을 만든 것이다.
주택정책 실패로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서 세입자들은 집주인이 “내 아들 가족이 들어갈 테니 방 빼라”고 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초반에 야당 대표로서 “부자 세금 깎아준 것 말고 해놓은 것이 뭐가 있냐”고 윤 전 대통령을 몰아붙인 적이 있다. 민생경제와 먹사니즘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윤 전 대통령을 공격했다.
이 대통령의 취임 후 6개월 동안 서민들의 먹사니즘은 해결됐을까? 빈익빈 부익부 추세는 개선됐을까? 국민들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라며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그런데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 “대책이 없다”며 무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최고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안 돼 회피하는 것이라고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다.
여러 자료에 따르면 이 정부 상당수 인사들은 서울 강남에 집을 갖고, 자녀 유학보내며, 포도주를 마신다. 시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강남좌파란 말이 일반화돼있다. 입으로만 먹사니즘이고 실제는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는 데 급급한 것 아닐까?
김상민, ‘자파는 무슨 생각으로 사는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