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한국GM 군산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들이 군산항에서 수출용 선박에 오르기 전 늘어서 있다(왼쪽). 그러나 2018년 GM이 철수한 후 수출을 앞둔 차로 가득했던 군산 공장 출고장(오른쪽)에는 이제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잡초만 남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 에르되시(Erdős Pál, Paul Erdős, 1913~1996)는 헝가리의 수학자입니다. 그는 평생 수백 명의 학자들과 함께 연구하며 공부를 계속했는데, 70대의 나이에도 일년에 50편의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묘비에 이렇게 썼습니다. “Végre nem butulok tovább (나는 마침내 더 이상 어리석어지지 않는다.)”
공부하면 할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지는데, 이제 생을 마치니 더 공부할 필요가 없고 그래서 더 멍청이가 될 필요도 없다는 얘기입니다.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 아인슈타인도 비슷한 일화를 남겼습니다.
어느 날 제자들이 질문했습니다.
"교수님은 이미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시는데 어째서 배움을 멈추지 않으십니까?"
아인슈타인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제자들에게 대답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 차지하고 있는 부분을 '원'이라고 한다면 '원' 밖은 모르는 부분이 됩니다. '원'이 커지면 '원'의 둘레도 점점 늘어나 접촉할 수 있는 미지의 부분이 더 많아지게 됩니다."
그는 다시 한번 제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지금 나의 '원'이 자네들보다 크다고 하겠지만 나의 접촉할 미지의 부분이 여러분보다 더 넓고 많습니다. 그건 결국 모르는 게 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 게으름을 피울 수 있겠습니까?"
단지 학생의 신분이 아니라고 해서 그리고 나이가 많다고 해서 배우는 것을 게을리하면 안 됩니다. 세상엔 배울 것이 온통 사방에 널려 있습니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습니다.
배우면 배울수록 배울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달을 때 인생은 더욱 가치 있게 빛날 것입니다.
공자는 <논어>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독서를 하지 않기로 유명합니다. 대부분 배움을 멈춘 사람들이지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신문은 물론 책을 읽는 사람도 찾기 힘들고, 일년에 책 한 권 읽지 않는 사람도 수두룩합니다. 그래 놓고 유튜브와 SNS에는 진심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시민(市民)이 아니라 어리석은 대중 즉 우중(愚衆)이 됩니다. 남의 말에 이렇게 저렇게 휩쓸리는 거지요. 그렇게 휩쓸리는 우중의 지능지수(IQ)는 약 80 정도랍니다.
침팬지 IQ가 70~100, 돌고래 IQ가 70~90이라고 하니, 우중의 IQ는 침팬지와 돌고래와 비슷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다수를 이루는 사회가 발전할 수 있을까요? 특히 선거만 되면 아무런 생각 없이 몰표를 주는 특정 정치세력, 특정 조직, 특정 지역 사람들의 IQ는 얼마나 될까요?
굳이 정치세력, 조직, 지역은 말하지 않겠습니다. 근데 그들의 삶이 망가지고, 그들 지역이 경제적으로 엉망인데도 계속 몰표를 던지고 있다면 그들의 IQ를 의심해봐야겠지요.
포르투갈에 안토니우 드 올리베이라 살라자르 총리(1889~1970)라는 독재자가 있었습니다. 살라자르는 "먹물(지식인)들이 많아지면 '독재'정권 유지가 힘들어진다."고 말하면서 우민화 정책을 펼쳤습니다. 많은 정적들을 제거, 추방, 수감하고, 국민들을 감시 탄압하는 한편 중고등교육을 약화시켜 국민들을 바보로 만들었는데, 그가 죽었을 때 포르투갈의 문맹률이 무려 20~30%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바보들이 많은 포르투갈에서 산업이 발전할 리 없지요. 그래서 21세기 들어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고, 그 과정에서 은행·보험·전기 등 수많은 국가 기간산업을 중국 자본 등에 넘기는 바보짓을 저질렀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어느 지역을 보는 것 같지 않나요? 군산에서 한국GM과 현대중공업이 떠나고, 광주의 금호타이어를 중국 자본에 팔아먹고...
광주에는 코스트코, 트레이더스, 이케아 등 창고형 매장이 없고, 2019년 이마트 상무점, 동광주점, 롯데슈퍼 진월점·첨단점 등 최근 5년간 5곳이 폐점했으며, 2024년 12월, 동구 지역의 마지막 대형마트였던 홈플러스 광주계림점이 18년 만에 영업을 종료했네요...답이 없지요
김상민, ‘좌파는 무슨 생각으로 사는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