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원 수준 아파트는 서민이 사는 집"이란 엉뚱한 발언으로 뭇매를 맞은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10.15 부동산대책의 후유증은 주택 실수요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건설사들과 수분양자들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중도금 대출이 줄게 되면서 건설사는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이 높아졌고, 당첨자 역시 계약을 포기하거나 아예 청약에 나서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
10.15 대책 이후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도 12곳 규제지역에서 일반분양을 준비하던 사업장들이 입주자 모집공고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10·15 대책’에 따라 중도금 대출 한도가 종전 담보인정비율(LTV)인 60%에서 40%로 줄어든 영향이다.
당장 분양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규제지역으로 묶인 경기 수원시에 들어서는 ‘두산위브 더센트럴 수원’은 당초 지난 16일로 예정했던 입주자 모집공고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바뀐 대출 기준에 따른 영향을 분석해 사업 구조 변경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단지들이 규제지역에서 속출하고 있다.
서울에서 새 입주물량이 급감한 데 더해 실거주가 의무화 되면서 전월세물량 절벽 현상이 나타나면서 주택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특히 겨울방학을 앞두고 전셋집을 찾는 학군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전세매물이 없어 맹모들의 발길이 더 바빠졌다. 서울 양천구 목동 M공인 관계자는 “목동 신시가지 7단지에 전세 물건이 한 건도 없어요. 8단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전셋집을 찾는 학군수요가 조금씩 늘어나는데 보유한 전세 매물이 없어 우리도 발을 동동 구를 지경입니다”고 시장 상황을 전한다.
지난 26일 직방에 따르면 내달 서울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은 296가구(1개 단지)에 그친다. 55가구가 나왔던 2018년 4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통상 새 아파트 입주하면 이 중 상당수가 전월세 물건으로 공급되고, 또 집주인이 직접 입주하는 경우엔 기존에 살던 전월셋집이 임대 물건으로 나오면서 임대차 시장의 숨통이 트이게 된다.
그러나 새 아파트가 턱없이 부족해지면서 전세난은 오히려 지금보다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런데, 정부와 여당은 10.15 부동산대책의 부작용을 인정하고 수정할 생각은 않고 자신들의 재테크를 감추기 위해 야당 대표의 주택 수를 가지고 공격을 하고 있다. 그런 방식으로 본질을 감추려고 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 될 것이다. 그러는 사이 부동산시장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기 때문이다.
정확한 질문은 정확한 답변을 유도한다. 진짜 똑똑한 사람은 '정확한 질문, 즉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다. “30억짜리 집 한채와 합해서 8억5000만원인 집 6채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아무한테나 해보자. 어떤 답이 나올까.
정치권이 정치인의 보유 부동산을 갖고 한창 싸움박질이다. 이재명대통령, 김병기 민주당원내대표 vs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보유 부동산을 갖고 붙었다. 수십 억 원짜리 똘똘한 한채를 가진 사람들이 6채 다 합해도 그 똘똘한 한채의 3분의 1도 안 되는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그야말로 본질을 흐리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세 살먹은 삼척동자도 포도 6알을 커다란 사과 1개, 혹은 배 1개와 맞바꾸지 않는다. 이준석 개혁신당대표가 장동혁 대표를 다주택자라고 한 것에 대해 "마이바흐 타고 벤틀리 타는 사람들이 집에 중형차 한대, 경차 한대, 용달 한대, 오토타이 한대 있는 사람한테 차가 4대라고 공격하는 느낌"이라고 했는데, 시골에 가면 그런 집을 많이 볼 수 있다. 낡은 승용차 1대, 일할 때 사용하는 용달 한대, 부인이 쓰는 경차 1대, 그리고 간단한 나들이할 때 쓰는 오토바이 1대, 그리고 농사지을 때 사용하는 경운기 1대... 시골 농가에 차 5대 있는 집을 '차량 과다 보유'라고 공격하는 건 억지중에 억지 아닌가? 그런 집이 부러우면 시골에 살면 될텐데...
지금 봐야 할 것은 이재명 정부의 잘못 가는 부동산정책, 거주이전의 자유를 막아버린 사회주의적 부동산정책으로 인한 서민과 실수요자들의 피해지 여야간 정쟁이 아니다. 내 삶을 힘들게 하는 건 부동산정책이지 여야간 말싸움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 부동산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기 보다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6채를 주요 뉴스로 뽑는 일부 언론사들도 부동산정책 실패의 공범자라고 할 수 있다. 정치인들이 즐겨 쓰는 표현 중에 "달을 보라고 했더니,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얘기한다"는 것처럼, 진짜 본질은 반(反)시장경제의 극치인 엉터리 부동산정책인데 그걸 애써 무시하는 언론들은 도대체 어떤 언론들일까? 양심을 쓰레기장에 버린 사람들 같기도 하고...
시장에서 실제 현상으로 나타나듯이 이재명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정책은 서민층, 전월세 사는 사람들, 청년층이 죽어가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서민층이란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말한 15억 아파트 가진 사람들이 아니고, 그저 5억 이하의 아파트를 대출 끼고 간신히 사는 사람들과 그보다 못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임을 알려준다.
김상민, ‘좌파는 무슨 생각으로 사는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