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성 최초로 미국 25센트짜리 동전에 들어간 마야 엔젤루. "말은 우리의 일부이자 정체성을 반영한다"란 말을 남겼다.

품(品)이란 글자는 입(口)이 3개 모여서 만들어졌다. 품격을 갖춘 사람은 자신의 입을 더럽히지 않는다. ‘입은 재앙의 문이요(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다(舌是斬身刀·설시참신도)’라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 욕을 하는 사람은 무조건 멀리하는 게 삶의 지혜다.

음식점과 술집에서 욕하는 사람들이 많은 동네는 대체로 소득이 낮고 수준이 낮은 동네다. 지방으로 갈수록 대화 중에 욕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다른 운전자의 난폭 운전을 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상대방은 듣지 못하고 그 욕을 듣는 사람은 자기 자신과 동승자임을 알아야 한다. 운전하다가 욕하는 사람도 걸르는 게 상식이다.

그렇다면 욕을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는 타인을 욕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무력감, 자신의 무지함, 자신의 천박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 특히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의 입이 참 거칠고 상스러운 것은 이 때문이다. 검찰 출신도 입이 참 더러운 사람이 많다...

첫째, SNS에서 욕하는 사람은 현실에서 ‘좌절된 자아’를 댓글을 통해 푸는 것이다. 댓글창은 그들에게 ‘가상 복수의 장’이다.

둘째, SNS나 현실에서 욕하는 사람은 남 잘 되는 게 죽기보다 싫은 사람이다. 비난은 자기 방어이자 왜곡된 생존 전략이다. 그러나 타인의 빛을 끄려 할수록 자신의 어둠만 짙어진다.

셋째, 욕하는 사람은 거기에서 도파민을 느낀다. 그들은 극단적 언어, 자극적인 욕설, 누군가의 반응이 즉각 돌아오는 순간 일시적인 전율을 느낀다. 그것은 ‘자유의 발언’이 아니라 감정의 중독이다.

결론적으로 쌍욕은 인간의 언어 중 가장 단순하고 동시에 가장 비참한 언어이다. 사고(思考)의 부재이며 자기통제의 실패다. 진짜 강한 사람은 분노를 다스릴 줄 알고 악한 사람은 분노를 세상에 흩뿌린다. 그러면서 결국 자신을 조금씩 파괴한다.

진짜 강한 사람은 욕 대신 침묵을 선택한다. 분노를 다스리기 위해 독서를 하거나, 산책을 하거나, 음악감상을 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강한 사람이다.

김상민, ‘좌파는 무슨 생각으로 사는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