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추석 연휴가 끝나자 마자 2개의 경제 지표가 사람들의 화제가 되었다. 환율과 주가가 그것이다. 그런데 환율과 주가가 정확히 우리의 삶에 무엇을 의미하는 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이재명 정부 지지자들은 주가 상승이 이재명 정부가 정치를 잘해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환율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다. 정말 경제에 무지해도 이렇게 무지할 수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내 삶을 힘들게 하는 진짜 원인과 원흉이 어떤 건지도 모르는 사람들....
환율은 국가경제의 체력과 비슷하다. 환율하락 즉 원화강세가 이뤄지면 국가경제의 체력이 좋은 것이고, 환율상승(원화약세)이 이뤄지면 국가경제의 체력이 약한 것이다.
환율이 지난 10일 현재 달러당 1421을 돌파했다. 추석 연휴 시작 전에 1400원 언저리에서 연휴동안 차액결제선문환 시장에서 20원 이상 상승했다. 이번주 월요일 1430원 대를 뚫었다가 지금은 1430원 근처에서 맴돌고 있다. 그나마 정부의 구두개입 영향 때문이다.
이러한 환율 상승은 모든 수입품 가격에 영향을 끼친다. 물가상승 즉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것이다. 국민 모두가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고, 특히 생활비 가운데 먹거리 비중이 높은 서민층이 직격탄을 맞는다. 환율 상승으로 국민 특히 저소득층의 삶이 피폐해지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먹거리 자급률이 20%가 되지 않는 나라다. 그러다 보다 빵 옥수수 등 대부분의 먹거리와 사료를 수입하는데, 환율이 오르면 앞으로 빵, 우유, 돼지고기, 쇠고기, 달걀 등 모든 물가에 반영될 것이고 결국 저소득층의 식품비 지출은 늘어나게 될 것이다. 고소득층은 식품비 지출 비중이 낮고, 환율이 오르면 기존 사치품을 안 사면 그만이다. 해외여행을 자제하면 되고...
반면 주가는 정확하게 주식을 가진 자산가들의 부를 늘려준다. 주식이 없는 서민들에게는 남의 떡인 것이다. 한마디로 자산양극화를 유발하는 것이다. 거기에 한가지 더 얘기하자면, 주가가 오르면 주식투자자의 재산이 늘고 이들은 늘어난 돈을 활용해 아파트 장만에 나설 것이며 그렇게 되면 서울 중심지역 아파트는 더욱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전월세를 덩달아 밀어 올리게 되고, 결국 서민들의 주거 여건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그러니 주가 상승에 박수를 보낼 일이 아니다. 내가 주식이 없는 서민이라면....
환율 상승이 서민층의 주머니를 털어가고, 주가 상승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져 서민층의 주거 불안을 야기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이재명 정부 잘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자질이 궁금하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하기야 최저임금 올리면 소득 늘어난다고 착각하는 소득주도성장을 지지한 사람들, 문재인정부가 호남 대표기업 금호타이어를 중국자본에 팔아먹고 박삼구 금호회장을 감옥 보낸 사실도 모르는 사람들, 노란봉투법 하면 노동자의 삶이 무조건 좋아진다고 믿는 사람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니 무슨 말을 하겠는가?
기업이 망하면 일자리도 없어진다. 그게 군산 여수 목포 등에서 나타난 현실이다.
김상민, ‘좌파는 무슨 생각으로 사는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