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오른쪽)이 유민혁 선수와 후원계약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
신한금융그룹에 대한 금융감독원(금감원)의 조사 결과가 곧 나올 예정인 가운데,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25년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게이트 관련 신한금융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진옥동 회장의 내년 임기 연임에 빨간 불이 켜졌다.
현재 신한금융그룹은 금감원으로부터 금융사고, 부당대출, 횡령, 금품수수 등과 함께 해외 사업부문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절차가 정해진 절차에 부합하는 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 대상은 신한투자증권의 1300억원 ETF(상장지수펀드) 사고, 신한카드의 글로벌 사업 부실, 신한은행의 부당대출 및 임직원 횡령, 신한금융지주의 경영승계절차 문제 등이다.
현재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금감원의 금융기관 제재권한이 금융감독위원회로 넘어가게 됐지만, 제제권한이 넘어가기 전에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고, 발표가 미뤄진다면 신생 금융감독위원회의 첫 금융기관 제재 발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3일부터 시작될 2025년 이재명 정부 출범 첫 국정감사장에는 현재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3대 특검의 주요 이슈들이 국회로 옮겨갈 것으로 보이는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게이트에 연루된 신한금융그룹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져 신한금융그룹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엎친데 덮친 입장이다.
신한금융이 특검의 조사와 국정감사의 주요 심문 대상이 된 것은 김건희 여사의 집사 역할을 했던 김예성씨가 관여된 김건희 집사게이트에 30억원을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김건희 여사의 집사 격인 김예성씨가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회사 IMS모빌리티가 자금사정이 나빠지자 2023년 사모펀드 운용사인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키움증권 등으로부터 184억원을 유치했는데, 이 과정에서 신한금융도 2023년 6월 30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이와 관련 특검의 수사는 김건희 여사 측이 유치한 184억원 중 수십억원을 별도법인 이노베스트코리아를 통해 빼돌렸는지 여부, 그리고 투자한 기업들은 어떤 청탁의 대가를 받았는지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신한금융이 IMS모빌리티에 30억원을 투자할 당시 이 회사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다는 것이다. 자본총계가 2022년 139억원인 상태에서 2023년 925억원 적자로 전환한 데 이어 2024년에는 1204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이 기간 부채는 463억원에서 1549억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났고 2024년 유동부채는 1428억원으로 늘어나 자산총계 345억원의 3.7배에 달했다.
좀비 수준을 넘어서 말 그대로 망한 기업인 회사에 고객의 돈을 운영하는 금융기관이 30억원이란 돈을 투자한 것이다.
신한금융 측은 50억원 이하의 투자는 관련 부문장 수준에서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신한금융 내부적으로도 투자대상 기업이 아니라는 판정이 났고, 더구나 대통령 부인이 연루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인 만큼, 진옥동 회장의 재가가 있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러한 망한 기업에 대해 30억원이란 돈을 투자한 배경으로 특검과 국회는 ‘청탁성 투자’로 보고 있고 김건희 여사와 연루된 청탁의 내용이 과연 무엇인지에 다음달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으로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현재 민주당 측 의원들은 정무위의 핵심 조사 대상으로 신한금융의 최고책임자인 진옥동 회장을 소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옥동 회장은 지난 2023년 3월에 취임해 내년 3월까지가 임기인데, 현재 연임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곧 있을 금감원의 신한금융 조사 결과와 다음달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신한금융의 문제점 및 진 회장의 책임론이 대두될 경우 연임은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것이 금융계의 견해다. 연임 여부를 떠나 법적인 책임을 질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한편 민주당 분위기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더존그룹 최대주주인 김용우 회장과 신한금융과의 관계도 이번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존그룹의 지주사인 더존비즈온 지분 21.51%를 가진 김용우 회장은 지난 6.3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자 본인의 지분 매각에 나서고 있다.
최근까지 EQT파트너스 등 인수 의사를 가진 PEF 등과 지분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계열사에 있는 언론사들이 걸림돌이 되면서 매각이 불발됐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김건희 게이트 불똥이 자신에게 까지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서둘러 지분을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특검 수사를 통해서도 밝혀지겠지만, 10월 있을 국정감사에서 김건희-신한금융-더존의 얽힌 관계가 드러날 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