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일수록 실제로는 투표하지 않았음에도 "투표했다"고 답변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과대보고(overreporting)' 현상이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하고 선거 예측의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투표하지 않고도 "투표했다"고 말하는 이유는?
과대보고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과거 투표에 대한 거짓 응답과 미래 투표 의향에 대한 과장된 응답이다. 실제로는 투표하지 않았는데 했다고 거짓말하거나, 향후 투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도 투표하겠다고 응답하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압박과 죄책감, 투표는 '해야 하는 것'이라는 의무감, 자신의 이미지나 지위 유지 욕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교육 수준이 높거나, 특정 정당을 강하게 지지하는 사람, 종교 활동에 활발한 사람, 선거운동원의 독려를 받은 사람에게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는 마치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운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했다'고 말하는 심리와 비슷하다.
여론조사의 '허수'가 선거 예측을 빗나가게 한다
이러한 과대보고는 선거 예측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100명의 마을에서 실제로는 60명만 투표할 예정인데, 여론조사에서는 80명이 "투표하겠다"고 응답한다면, 차이나는 20명이 바로 '과대보고자'들이다. 문제는 이들이 주로 특정 성향의 정치고관여층이라는 점이다. 이들의 선호가 과다 반영되면서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선거 결과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열성 팬들만 참여하는 인기투표" 같은 왜곡
정치고관여층의 과대보고는 특정 후보나 정당의 지지율을 실제보다 높게 만든다. 정치고관여층은 보통 특정 정당이나 이념에 강한 선호를 가지기 때문에, 이들의 과대보고는 자신들이 선호하는 후보/정당의 지지율에 실제 투표로 이어지지 않을 "허수"를 포함시킨다.
"열성 팬들만 참여하는 아이돌 인기투표와 비슷합니다. 실제로는 콘서트에 안 갈 사람들도 '나는 꼭 갈거야!'라고 답하는 것처럼, 투표장에 안 갈 사람들도 '나는 꼭 A후보에게 투표할거야!'라고 답하는 거죠. 결과적으로 A후보의 지지율이 실제보다 부풀려지게 됩니다."
표본의 대표성 훼손, "떠들썩한 소수가 조용한 다수를 대변"
과대보고는 표본의 대표성도 훼손한다. 적극적 응답자(정치고관여층) 중심으로 데이터가 수집되어 실제 투표하지 않을 사람들의 의견이 과다 반영되는 반면, 침묵하는 다수의 의견은 과소 반영된다.
"반 학급회의에서 적극적인 학생 몇 명의 의견만 반영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여론조사에 잘 응답하는 사람들(정치에 관심 많은 사람들)의 의견은 과다하게 반영되고, 조용히 있는 다수의 의견(정치에 덜 관심있는 사람들)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마치 '떠들썩한 소수가 조용한 다수를 대변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학술 연구로 입증된 과대보고 현상
2001년에 발표된 연구인 "Overreporting Voting: Why It Happens and Why It Matters"에 따르면, 대학 학위가 있는 사람들은 고졸 이하의 사람들보다 과대보고를 할 가능성이 2~3배 높았다. 또 강한 정당 지지자는 무당파보다 2-3배, 매주 종교 활동에 참석하는 사람은 비참석자보다 2배 높은 과대보고율을 보였다. 또한 선거운동 접촉을 받은 집단은 접촉받지 않은 집단보다 11-18% 더 높은 과대보고율을 보였다.
전략 수립의 오류로 이어지는 위험성
이러한 과대보고는 캠페인 전략 수립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잘못된 예측으로 인해 자원(시간, 비용, 인력)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유권자 설득 전략의 방향성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잘못된 내비게이션을 믿고 운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실제 유권자들이 있는 곳이 아닌 엉뚱한 곳에서 선거운동을 하게 되고, 한정된 선거 자금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유권자들이 실제로 관심 있는 정책이 아닌 다른 정책을 강조하게 됩니다."
솔직한 응답이 더 정확한 예측을 만든다
연구 결과는 과대보고가 단순한 무작위 오류가 아니라, 특정 사회적 압력과 심리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투표 압박을 많이 받는 집단일수록 과대보고 경향이 강하며,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사회적 압박과 죄책감의 결과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응답자들의 솔직한 답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투표할 의향이 없다면 그렇게 응답하는 것이 선거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독립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