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주석. 지난 2월 17일 민영기업과의 간담회를 통해 민영기업 지원 의지를 강조한 시 주석이 이번 양회에서 민영기업 지원을 위한 제도마련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중국을 향한 관세공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4일부터 중국은 양회 시즌에 돌입했다. 10일까지 열리는 이번 양회에서는 경제 현안과 관련해 우선 트럼프의 관세공격에 대한 대응책, 올해의 경제성장률 목표치, 물가관리 수준, 대외 개방, 고용 안정과 사회보장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논의가 있겠지만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를 넘길 것이냐와 민영기업을 지원하는 어떤 방안들이 나올 것이냐다.

특히 중국 경제성장의 모멘텀이 되고있는 민영기업 활성화를 위한 민영경제촉진법은 이미 지난해 7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제정을 결정한 바 있으며, 최근 2차 심의안이 전인대 상무위원회 14차 회의에 제출돼있으며 이번 양회를 통해 최종 통과할 것인지에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민영경제촉진법에는 민영기업의 재산권과 권익보호, 공정경쟁 환경 조성 등의 방안이 담겨 있다.

중국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양회에서는 기술혁신을 이룬 중국 빅테크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 양자컴퓨터, 로봇, 반도체 등 첨단기술 발전을 위한 R&D 예산 증액규모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의 R&D 투자액은 총 3조6130억위안(약 725조원)으로 2023년 대비 8.3% 늘렸었다. 중국은 2016년 이후 R&D 예산을 거의 매년 10% 이상 증액해왔는데, 올해 증액 규모 역시 10% 이상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언론에서는 올해 예산을 4조위안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그럴 경우 10% 이상 늘어나게 된다.

이번 양회를 통해 중국 민영기업에 대한 재정 및 제도적인 지원이 대폭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 2월 17일에 있었던 시진핑 주석과 민영기업 간의 간담회 분위기에서 충분히 읽혀진다.

시 주석이 이 자리에서 한 말을 살펴보면, 앞으로 중국은 민영기업의 성장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지원하겠다는 것으로서 민영기업가들이 역량을 발휘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시 주석 발언을 요약하면 “민영기업은 우선 부유해지고 공동부유를 촉진해 중국식 현대화 추진을 위해 기여를 많이 해야 하며, 정부는 민영경제 발전을 막는 모든 법적 장애물을 단호히 제거하고 경영주체를 대상으로 인프라 경쟁 분야의 공평한 개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민영기업의 융자난과 고비용 문제 해결에 힘써야 한다”면서 “법 집행과 감독을 강화하고 함부로 징수하는 수수료·벌금, 마음대로 진행하는 검사·압류를 집중 단속하며 민영기업과 민영 기업가의 합법적 권익을 법에 따라 실제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영기업은 고품질 발전의 길을 확고하게 걸어가며 자주 혁신을 강화하고 발전 방식을 전환하며 기업의 품질·효익·핵심 경쟁력을 꾸준히 향상시켜 과학기술 혁신, 신질생산력 육성, 현대화 산업 체계 건설, 농촌 진흥 전면적 발전, 지역 협력 발전 촉진, 민생 보장 및 개선 등을 추진하는 데 힘써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분히 민영기업의 발전을 통해 중국경제 전반을 일으키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이날 민영기업과의 간담회 자리에 초대된 기업들을 보면 현재 중국이 추구하는 기술의 방향을 알 수 있다.

시 주석의 맞은 편 자리인 주빈석에는 화웨이의 런정페이가 앉았다.

이어서 전기차 세계 1위인 BYD의 왕촨푸, 농업그룹인 신사왕그룹의 류융하오, 샤오미의 레이쥔, 휴머노이드로봇 기업인 유니트리의 왕싱싱을 비롯해서 정타이그룹 난춘후이, 비학그룹 렁유빈, 알리바바 마윈, CATL 쩡위진, 태호그룹 황대방, 360의 치샹둥, 텐센트 마화텅 그리고 최근 오픈AI를 발표한 량원펑 등이 참석했다.

업종을 보면, 이동통신 및 클라우드, 인공지능, 전자기기, 반도체, 인터넷, 전자상거래, 배터리, 전기차, 게임, 농업 등으로 구성돼있다.

7년 전인 2018에도 시 주석은 민영기업들과의 간담회를 가졌었는데, 당시 참석 업종에서 자동차부품, 기계공업, 신재생에너지, 소재, 식품 및 음료 등은 빠지고, 게임, 인공지능, 로봇, 인테넷 업종이 들어간 것이다.

지난 시 주석의 민영기업과의 간담회 분위기에 이어 이번 양회에서 민영기업 지원방안이 나올 경우 중국의 기술경쟁력은 한단계 도약할 것으로 보이고, 향후 미국과의 기술패권 경쟁은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