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시장, 어두운 가운데 AI가 대세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 응답자 10명 중 6명이 “스타트업 투자시장 위축됐다”
-스타트업 투자자는 57.5%, 재직자는 48.5%가 직무에 AI를 도입한 것으로 밝혀져

이주연 기자 승인 2024.11.23 12:01 의견 0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스타트업얼라이언스&스페이스'에서 열린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4' 간담회 패널 토의가 있었다. 이날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4'에 따르면 창업자 및 투자자의 60%가 스타트업 시장이 지난해 대비 위축됐다고 말했다. 사진=스타트업얼라이언스

올해 들어서 스타트업 시장이 지속적으로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나, 창업과 투자 등 스타트업 관련 산업전반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23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4’에 따르면, 창업자의 63.2%, 투자자의 64.0%가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지난해 대비 위축된 것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투자 유치/집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창업자 48.4%, 투자자 53.5%로 절반 수준에 달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타트업 투자환경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인데, 이에 대한 창업자의 대책으로는 매출 다각화 노력(53.2%), 정부지원사업 등 추진(49.6%)을 들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흑자 사업에 집중(60.0%), 기업 비용 절감(55.5%)이란 답변이 많았다.

올해 스타트업 전반적인 분위기에 대해서는 창업자는 50.5점, 투자자는 52.6점을 줬다. 창업자의 경우 지난해 46.5점에 비해 약 4점 상승하긴 했으나 여전히 낮은 점수다.

대부분의 창업자와 투자자가 지난해 대비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답변했다. 창업자의 64.8%, 투자자의 58.9%는 지난해 대비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창업자의 82.4%, 투자자의 66.5%가 향후 1년 뒤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거나 부정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타트업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을 묻는 질문에 창업자들은 네이버를 16.6%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카카오와 삼성이 각각 14.4%를 차지해 공동 2위를 차지했으며, SK가 11.6%로 4위를 차지했다.

가장 입주/활용하고 싶은 창업지원센터로는 1순위 응답 기준 서울창업허브(11.6%)이 가장 많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판교스타트업캠퍼스(10.4%), 구글스타트업캠퍼스(9.2%)이 3순위 안에 들었다.

가장 선호하는 액셀러레이터로는 블루포인트(8.0%)가 꼽혔다. 올해부터 새롭게 보기에 추가된 창조경제혁신센터(7.2%), 카이스트청년창업지주(6.4%)가 각각 2, 3위로 뒤를 이었다. 이어 스파크랩(5.2%), 소풍벤처스(5.2%), 프라이머(4.4%) 순이었다.

가장 선호하는 벤처캐피탈(VC)을 묻는 질문에는 알토스벤처스가 9.6%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8.4%), KB인베스트먼트(8.0)%)가 뒤를 이어 2, 3위를 차지했으며 미래에셋벤처투자(6.4%), SBVA(소프트뱅크벤처스)(3.6%) 순이었다.

정부 역할에 대한 설문에서는 지난해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의 정부 역할 평가 점수는 54.6점으로 지난해 52.5점보다 소폭 상승했다. 정부가 시급하게 개선했으면 하는 과제로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29.2%)', '각종 규제 완화(19.2%)'가 꼽혔다. 투자 활성화 관련 응답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반면, 규제 완화에 대한 요구는 지난해 대비 6%p 감소했다.

투자자의 정부 역할 평가 점수는 55.8점으로 창업자보다 약간 높았다. 투자자 역시 정부가 시급하게 개선했으면 하는 과제로 '각종 규제 완화(26.5%)',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25.0%)'를 꼽아,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 투자 활성화와 규제 완화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어려운 스타트업 환경 가운데서도 가장 유망한 분야로는 AI활용분야를 꼽았다.

창업자의 41.6%는 회사에 AI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창업자는 19.6%에 불과해 아직 활용 정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에 AI를 도입한 창업자의 48.1%는 연구개발(48.1%), 마케팅(33.7%)에 주로 AI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들은 AI 도입으로 '업무효율성 증대(16.5%)', '비용 절감(9.9%)'을 기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보안문제(17.4%)', '정확도 부족(9.1%)'을 우려했다.

투자자는 57.5%, 스타트업 재직자는 48.5%가 직무에 AI를 도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기업 재직자(40.0%)에 비해 높은 수치다.

AI 중심의 사업구조가 확산되다 보니 창업자들은 직원 채용 시 AI 관련 역량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및 최신 기술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43.0%)', 'AI 대체가 어려운 창의적 사고 및 혁신(40.5%)'이 높게 나타나 기술적 역량뿐만 아니라 비기술적 역량도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국내 스타트업 시장의 생태계는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으면서 다소 침체 국면에 빠진 대신 AI 붐을 타고 AI 관련 산업 중심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느냐의 여부가 생존과 성장을 가르고 있는데, 글로벌 경쟁력을 기준으로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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