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케이의 시장분석]징조를 무시한 대가는 꼭 치른다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9.10 09:44 의견 0
이번달 18일 금리인하를 결정할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인하 폭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와 자산 시장의 흐름이 심상치 않습니다. 채권 시장은 대체적으로 국채 수익률 하락으로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지만, 주식시장과 다른 자산시장은 그렇지 못합니다.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크게 지난주 금요일에 하락하면서 좋지 않은 시장 분위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다행히 전일 미국 증시에서는 다시 회복하는 모습이지만, 아직까지 상승을 외치기에는 시기상조로 보입니다.

일단 지난 주 금요일에 발표가 된 고용 지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비농업 일자리 수는 14만 2천개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월가 예상치(16만 4천개)보다는 적은 수치입니다.

문제는 지난 두달 치 데이터인데, 8만 6천개 일자리가 더 적게 창출된 것으로 수정되었습니다. 이렇게되면 확실히 이전보다 고용 시장이 식어간다는 것을 더욱 여실히 보여주게 되는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이나 신문 기사 등에서는 실업률이 4.3%에서 4.2%로 낮아진 부분이 고무적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렇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생업에 종사하는 일반 투자자들을 호도하는 모습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실업률 관련해서 정확한 팩트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실업률이 4.253%에서 4.221%로 떨어지다보니, 4.3%에서 4.2%로 실업률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정도의 차이는 매월 발표되는 과정에서 충분히 변동할 수 있는 폭 내의 변화이지, 유의미하게 "실업률이 감소했다"라고 볼 정도는 아니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경제 악화가 결국 고용 시장에 영향을 주는 단계에 들어섰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여러분이 투자를 하지 않으신다면, 자칫 잘못하면 큰 손실을 보는 경험을 하실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런 경기 침체의 그림자를 시장의 투자자들이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시장은 금리 인하를 얼마나 할 것이냐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은 이번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하는 것일 겁니다.

그렇지만 어제까지로 놓고 보면, 애석하게도 연준 위원들은 50bp의 기준 금리를 인하하는데, 크게 호응을 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 연은 존 윌리엄스 총재가 일단 기대치를 내리는데 일조하였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 뉴욕 연은 총재는 점진적인 기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투의 발언을 하였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도 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기는 것을 필요할 경우 지지하겠다는 투의 발언은 하였지만, 전반적인 스탠스를 놓고 보면, 이번 첫 피벗은 신중하게 가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지난 8월 잭슨홀 미팅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대략적인 연준 위원들의 분위기는 말씀드린대로, 50bp 인하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제가 연준 위원이라도 처음으로 제약 수준을 완화하는 '피벗'을 단행하는데, 당장 크게 경제 충격이 온 상황이 아님에도 처음부터 50bp를 내리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입니다.

첫 기준금리 인하인 만큼, 우선 25bp를 내리는 스몰컷으로 갔다가, 경제 상황을 지켜보고 악화된다면 그때가서 11월에 빅컷(50bp 인하)으로 가는 선택지가 보다 합리적으로 연준 위원에게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연준의 조심스러운 스탠스는 투자자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게다가 안그래도 25bp의 스몰컷이 예상되어 실망하는 투자자들에게 이번주 월요일에 있었던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가 찬물을 제대로 끼얹었습니다.

그럼 브로드컴이 좋지 않은 실적을 발표해서 주가가 떨어지고,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심을 약화시켰을까요? 사실, 브로드컴은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예상치를 상회했습니다. 다만, 가이던스가 월가 추정치인 141억 달러에 약간 하회한 140억 달러를 제시되었습니다.

제가 늘 말씀을 드려왔지만, 특히 2024년 들어와서, AI 관련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비용 지출 대비 수익성 저조 등 관련 문제로 투자자들은 AI 섹터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점점 알게되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기대한 것은, 급속도로 성장하는 AI 섹터의 발전 그리고 그 가운데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장 수요와 기업들의 매출 및 수익성 성장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브로드컴마저 가이던스가 생각보다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제시를 하니, 이런 AI 산업에 대한 의구심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브로드컴을 필두로 전반적인 AI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월요일 미국 증시에서 폭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렇듯 단순히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뿐만이 아니라 AI 섹터의 '버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시장에서는 동시에 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에 대한 반증이, 지금의 '변동성이 심한 증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장은 이번주 수요일에 발표될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그리고 다음주 화요일에 발표될 소매판매 발표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둔화가 더 빨라진다면, 기준 금리 빅컷(50bp 인하)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성향을 많이 내비치는 파월 연준 의장의 입장에서는 아마도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 데이터를 보고 기준 금리 인하에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입니다. 그렇지만 FOMC의 기준 금리 결정 구조상 파월 의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번 FOMC에서 금리 인하를 한다면 25bp 정도가 현실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 투자자들은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지금은 단순히, 물가 데이터만 볼 것이 아니라 경제 활동 전반을 보여주는 '경제 지표'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타이밍입니다. 그 이유는 미국 연준에서 기준 금리를 인하를 개시한 이후에 오히려 경기 침체가 빠르게 진행되어, 주가가 폭락하고 일반 투자자들이 크나큰 손실을 입었던 역사가 80% 이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미국에 계시는 분들께 이런 질문을 많이 합니다. "트럼프와 해리스 중에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미국에 좋을까요?" 그리고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둘 중 누가 되든 크게 한번 터질 것입니다". 무엇이 터질지는 여러분들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피셔 케이

저작권자 ⓒ 수도시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