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영섭 號, 시장 잃고 평판 잃고…대표 1년 ‘C’ 학점

-8월 기준 시장점유율 LG유풀러스에 밀려 3위로 추락, 영업이익도 감소
-‘쥐첩’, 낙하산 인사 지적에 이어 윤리의식은 낙제점 평가 받아

김지윤 기자 승인 2024.09.04 11:15 | 최종 수정 2024.09.04 14:24 의견 0
김영섭 KT대표가 취임 1년을 맞이했다. KT새노조는 경영 종합점수에서 'C'등급을 메겼다. 사진=KT

정권 교체와 함께 새 수장에 오른 KT의 김영섭 대표가 이번달 말로 취임 1년을 맞는다. 그러나 그의 지난 1년 동안만의 성적표를 놓고 볼 때 점수로 매긴다면 낙제점이란 지적이 일고 있어 대표 선정 과정에서부터 제기됐던 잡음과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KT와는 경쟁관계에 있는 LG유플러스 출신인 김 대표가 KT 대표로 온 지난 1년 간 KT와 LG유풀러스 간의 가입자 수가 꾸준히 좁혀지더니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드디어 역전이 돼, 우리나라 40년 이동통신 역사에서 처음 2위와 3위가 뒤바뀌는 사태가 벌어졌다.

만년 3위인 LG유풀러스가 가입자 1801만명으로 1713만3388명을 기록한 KT를 따돌리고 2위 자리를 꿰찼다. KT는 처음으로 3위로 내려갔다.

물론 LG유풀러스가 사물인터넷(Iot) 사업의 신규회선을 대거 확장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순수 가입자만 놓고 봐도 두 회사간에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

KT는 시장 점유율에서 21% VS 22%로 완전히 역전당했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서열은 40년 간 1위는 SK텔레콤, 2위 KT, 3위 LG유풀러스였던 것이 2, 3위 간에 순서가 바뀌었다.

과거 KT 구현모 사장의 방만한 경영을 청산하고 새로운 선진 기법으로 KT를 성장시키겠다고 나선 김영섭 호의 1년 항해실적이 회사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린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2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크게 떨어졌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494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14.3% 감소했다.

이러한 거꾸로 성장한 KT를 두고 회사 안팎에서는 김 대표를 포함한 LG출신 임원들에 대해 ‘쥐첩’이란 표현으로 희화화 하고 있다. LG출신들이 와서 KT를 위해 일한 것이 아니라 LG에 도움을 줘서 결국 KT가 LG에게 밀려나게 만들었다는 식의 불만 섞인 표현으로 해석된다.

‘쥐첩’은 LG의 ‘G’자의 발음인 ‘쥐’에다가 첩자란 의미의 ‘첩’을 붙인 말로서 프로야구 두산 팬들이 LG 출신인 양석환 선수에 붙인 별명이다. 40년 간 LG에서 근무하다 KT 대표를 맡은 이후 KT 경영이 악화된 것에 대해 김 대표와 LG출신 임원을 빗대 부르는 비속어다.

KT의 경영악화는 김 대표 선임 과정에서도 이미 예견됐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대표 선임 과정에서 여러 잡음이 있었고, 특히 윤 정권의 후광이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당시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인 이관섭 수석이 강하게 밀면서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던 모 교수를 밀어내고 대표 자리에 올랐다. 시장에서는 김 대표가 이관섭 수석 친형의 절친이란 소문이 돌면서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파다했고 이미 최종 선임 결과 발표 3일 전에 KT 안팎에서는 김 대표 선임이 기정사실화 됐었다.

김 대표 선임 이후 낙하산 인사도 지적을 받고 있다. 당연히 김 대표가 LG 출신이다 보니 LG출신의 임원들이 영입됐고, 이 외에도 검찰 출신과 정치권 출신들이 상당수 들어왔다.

LG 출신으로는 정우진 컨설팅그룹장, 유서봉 전략사업본부장, 강성권 KT컨설팅그룹 Cloud Lead장 등이 대표적이다. 검찰 출신으로는 이용복 법무실장, 주의정 감사실정, 허태원 컴플라이언스 추진실장, 김후곤 컴플라이언스 위원장 등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임현규 부사장, 최영범 스카이라이프 사장, 윤정식 KT텔레캅 사외이사 등이 있다.

재무통 출신의 김 대표는 LG에서 비용 절감으로 이익을 늘려 인정을 받았는데, KT에서는 비용절감에도 불구하고 이익규모가 줄어들고, 시장지배력도 떨어지는 게도 잃고 구럭도 망가지는 결과를 내게 된 것이다.

특히 실적 개선을 위해 마케팅과 R&D 비용을 집중적으로 줄였는데, 마케팅과 R&D는 회사의 미래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미래 경쟁력마저 후퇴시켰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 1년 간 R&D 비용은 SK텔레콤과 LG유풀러스는 모두 상승했는데 KT만 줄여 향후 기술개발 측면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김영섭 호의 실망스런 경영성과에 대해 KT새노조는 지난 1년의 경영성적에 대해 종합평가 ‘C’등급을 줬고, 내부 컴플라이언스 경영에 대해서는 ‘D’등급이라 낙제점을 매겼다.

검찰 출신들을 대거 영입해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맡겼음에도 불구하고 조직 윤리 측면에서 낙제점을 받았다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이통업계의 지각변동과 함께, 낙하산 인사, 쥐첩, 외압 등 좋지않은 표현들이 KT를 따라다니면서 앞으로 KT의 이미지는 상당기간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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