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고객을 양식장 광어로 취급한 '네카오'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8.14 10:42 | 최종 수정 2024.08.30 10:34 의견 0
화려한 카카오 본사 사옥

국내 토종 포털사이트 쌍두마차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큰 위기에 빠졌다. 검색이 생명인 포털사이트 시장에서 글로벌 전체에서는 구글이 절대적인 점유율을 자랑하지만, 대한민국만 유일하게 네이버가 다수의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안방에서의 우위가 카카오와 함께 쌍두마차의 위상이 점차 무너지는 조짐을 확연히 보이고 있다. 쌍두마차를 끌고있는 말들의 문제인지, 마부들의 문제인지 아니면 말과 마부 모두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저기서 사고가 터지고 주가도 엉망이다.

세계 전체적으로는 구글이 90%를 넘어 절대적인 독점구조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네이버가 54.73%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점유율 구조에서 근래 빠른 변화가 나타났다. 바로 2위인 구글과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1월 네이버의 검색시장 시장점유율은 59.37%였다가 8월 현재는 54.73%로 확연히 내려간 반면, 구글은 29.35%에서 37.2%로 대폭 상승했다. 시장점유율 3위에는 더 큰 변화가 생겼다. 1월 3위였던 다음이 4위로 내려갔고 MS빙이 3위로 새롭게 등장했다. 그 사이 다음의 시장점유율은 5.25%에서 3.33%로 쪼그라들었다.

이들 네카오 주가도 폭락했다. 네이버 주가는 1월 2일 22만7500원에서 8월 14일 현재 15만6000원으로 31.4%, 카카오(다음)는 같은 기간 5만7900원에서 3만6400원으로 37.1% 곤두박질쳤다.

미국은 빅테크기업(M7, 매그니피센트7)들이 약진하면서 시장을 이끌고있는 데 반해, 한국의 대표적인 기술기업인 네카오는 왜 이런 수렁에 빠져버린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안주’와 ‘고객 무시’라고 지적한다.

여기서 안주는 술 먹을 때 곁들여 먹는 음식인 안주(按酒)가 아니고 자리 깔고 편안하게 지낸다는 뜻의 안주(安住)다. 술 먹을 때도 按酒를 너무 밝히면 비만의 원인이 돼 몸이 무거워지니까 安住할 수도 있겠다.

안주는 혁신의 반대말이고, 고객 무시로 연결된다. 광속으로 돌아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들의 눈높이는 매일 엄청난 혁신을 접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받고 있는데, 안주하고 있다는 것은 고객을 가두리 양식장에 있는 물고기로 보고 있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네이버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뉴스 검색 독점력을 통한 광고 폭리, 부동산 거래시장에까지 손을 뻗쳐 사이버 거래에 따른 전세사기 가능성을 높여놓는 등 기존 포털의 힘을 십분 발휘해 불공정 영업력을 과시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합작한 라인야후에 대한 문제가 터진 지 수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전진할 지 후퇴할 지 의사결정을 못하고 있는 우유부단함. 여기에 시장 경쟁력 검증이 되지않은 웹툰의 미국 나스닥 상장까지 그야말로 투자자인 고객을 무시하는 행태가 산재해있다.

올해 6월 27일 나스닥에 상장한 네이버의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상장 당일 23달러에서 8월 12일(현지시간) 13.19달러로 한달 반 만에 42.7% 폭락했다. 그동안 시가총액은 2조원이 날아가 서학개미들 손실의 근원이 됐다.

웹툰엔터테인먼트 주가 폭락의 원인은 2분기 대규모 적자에 따른 것이었다. 상장 이후 첫 실적이 순손실로 나타난 것이다. 2분기 매출은 3억2100만달러로 0.1% 늘었지만, 7660만달러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결국 상장 조건을 맞추기 위해 억지 실적을 만들었다는 의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것 역시 고객 무시로 봐야 한다.

김범수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으로 창사 후 최대 위기에 몰린 카카오 사정은 더 심각하다. 계열사인 카카오페이가 고객 동의 없이 제3자인 알리페이에게 대규모 개인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고객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5월 카카오가 개인정보위원회로부터 오픈채팅방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15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데 이은 것이어서 이 회사의 고질적인 병폐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회사 2대 주주인 알리페이(32.0%의 지분)에게 2018년 4월부터 현재까지 매일 1차례 4045만명의 고객정보를 무단으로 제공했다는 것이다. 총 540억건에 달한다.

그래놓고 카카오는 불법적인 행위는 아니었다고 발뺌하고 있다. 이것은 가두리 양식장 광어를 맘대로 도매금으로 넘겨버리는 꼴 아닐까? 고객의 소중함은 커녕 개구리 올챙이 문어 뭐 이런걸로 생각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카카오는 그동안에도 수없이 기업을 쪼개기 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줘왔다. 김범수 위원장 구속의 직접적 사유인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을 비롯해서 카카오엔터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의혹,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의 횡령·배임 의혹 등 셀 수 없을 만큼의 문제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이다. 현재도 이들 대부분이 수사중이어서 언제 서초동에 달려갈 지 모른다.

웹 포털은 영어로 포털 사이트(Portal site)라고도 한다. Portal은 ‘정문’ ‘입구’란 의미다. 정문을 멋지게 꾸며놓고 들어온 고객을 맘대로 하라는 것이 아니라, 입구에 들어선 고객들에게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줘야 한다. 끊임없는 혁신으로 끊임없이 고객의 니즈를 수용하고 고객 상상 이상을 제공해야 한다.

정문을 잘 꾸며놓고 유혹에 끌려 들어온 고객을 가두리 양식장 광어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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