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를 앞둔 경기도 안양시 트리지아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수도시민경제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는 거래량 회복과 함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지만, 경기도는 미분양이 계속 늘고 있어 수도권 내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토교통부의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4037가구로 5월 대비 2.6%(1908가구) 늘어났다.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1만5986가구로 전월 대비 2%(290가구) 늘었는데, 서울은 15가구, 인천은 775가구 줄어든 데 반해 경기도가 1080가구 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말 기준 경기 미분양은 9956가구로 대구 9738가구 를 제치고 전국에서 미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이 됐다.

경기도의 미분양은 주로 평택과 안성에서 발생해 경기도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경기 화성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에서는 신청자가 몰려 청략홈 마비 현상까지 빚어진 것과는 달리 경기 남부지역의 분양 분위기는 악화하고 있다.

악성 미분양인 준공후 미분양 주택도 늘었다. 지난달 준공후 미분양은 전국 1만4856가구로 전월 대비 12.3%(1626가구) 늘어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준공후 미분양은 2020년 10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도 준공후 미분양이 1767가구로 경남(1771가구)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이어서 미분양의 무덤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대구가 1635가구, 전남이 1627가구로 나타났다.

상반기 주택 인허가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해 향후 주택시장이 불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반기 주택 인허가는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주택 인허가 물량은 2만3886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5.1% 감소했다.

상반기 누계 인허가 역시 1만9860가구로 전년 상반기 대비 26.1% 감소했다. 수도권 인허가 물량이 24.8% 줄었고 지방은 27.0% 줄었다.

특히 빌라 등 비아파트의 인허가 감소폭이 아파트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 서민 주거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상반기 누계 아파트 인허가 누계치는 13만1528가구로 전년 상반기 대비 24.5% 줄었는데, 비아파트는 1만8332가구로 35.8% 줄어 온도차가 뚜렷해졌다.

한편 6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크게 늘어났다. 서울은 6월 거래량 신고 마감 하루를 남겨놓은 어제인 30일 현재 6150건으로 2020년 12월 이후 3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전체적으로도 2만8703건으로 전월보다 4% 증가했다.

그러나 지방 거래량은 2만7천57건으로 전월보다 9.3% 줄었다. 지방 거래량 감소로 인해 전국적으로 6월 주택거래량은 5만5760건으로 전월 대비 2.9% 감소했다.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의 양극화는 거래량에서도 나타났다. 6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4만3300건)은 전월과 비교해 0.1%,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9.3% 늘었지만 비아파트 거래량(1만2460건)은 전월보다 12.0%,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3.9% 감소해 온도 차가 뚜렷했다.

평택대학교 오세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도가 지난 1년 동안 분양물량이 많다보니 미분양 물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경향이 있는데, 악성 미분양인 준공후 미분양이 늘어난 것은 경기도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평택이나 안성 등 경기도 남부지역의 과도한 공급물량으로 인해 이들 지역 미분양 물량 부담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