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착공 및 인허가 감소, ‘집값 자극' 우려

-올 1분기 3만7000여 가구로 역대 두번째 저조한 착공 기록
-1~5월 주택 인허가는 전년 대비 24% 감소, 공급부족 지속 우려

이주연 기자 승인 2024.07.03 17:43 | 최종 수정 2024.07.03 22:12 의견 0
서울 한강변의 고급아파트 단지들 전경. 사진=수도시민경제

올해 아파트 공급감소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 불안에 따른 집값 상승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리 인하 시기가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15주 연속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 공급부족으로 인한 집값 상승이 본격화 할 경우 집값 거품까지 우려된다.

3일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아파트 착공실적은 총 3만7793 가구로 전년 동기의 4만 6128가구보다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착공실적 기준으로 2011년 1분기 이후 역대 두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과 고금리 그리고 공사원가 상승 등이 공급부족 현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의 지난 1분기 아파트 착공실적은 2만 1000가구로 전년(2만 8211가구)보다 약 25% 감소해 2018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서울(6323가구)과 인천(1762가구)이 각각 34%, 126% 증가했지만 경기(2만 126가구)의 착공실적이 57% 감소했다.

지방의 경우 지난해 1분기 1만 7917가구에서 올해 1분기 1만 6793가구로 6% 감소했다. 경남과 세종시의 지난 1분기 착공실적은 ‘제로(0)’였다. 경북(30가구)과 전북(378가구), 대구(550가구)도 1000가구를 밑돌았다.

아파트 착공실적은 최근 몇 년간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 착공실적은 2021년 58만 4000가구에서 2022년 38만 3000가구, 지난해 16만 4000가구로 줄었다.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도 2021년 39만 가구에서 2022년 37만 가구, 지난해 18만 가구로 감소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공사비 인상, PF 부실 여파가 확산하면서 주택 사업자들이 착공 시기를 미룬 게 착공실적 감소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착공실적 저조는 2~3년 뒤 입주물량 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착공실적이 줄면 공급 부족으로 인한 국지적인 집값 상승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착공실적 감소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이어 주택 인허가 실적은 올 들어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주택인허가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감소했다. 공사원가가 급등하고 자금조달이 힘들어지자 인허가 신청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주택 인허가 1~5월간 실적은 누계기준 12만 5974가구로 전년 동기 16만5896가구 대비 24.1% 감소한 것이다. 5월 한달만 봐도 인허가는 2만3492가구로 전년 동월 3만6065가구 대비 34.9% 감소해 갈수록 인허가 실적이 더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년 3개월 만에 5000건을 넘겨 5182건을 기록해 거래량 증가가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끌 가능성이 높아졌다.

착공실적과 인허가 감소에 더해 거래량 증가가 겹치면서 집값 상승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평택대학교 부동산학과 오세준 교수는 “고금리 현상 지속과 공사원가 상승세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있는데, 공급량마저 줄면서 집값 상승과 전월세가 상승세가 예상된다”면서 “집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이 공급부족이어서 정부 차원에서의 아파트 공급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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