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케이의 시장분석] 비트코인, 사이클 종료인가? 바겐 세일인가?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7.06 08:44 의견 0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좋지 않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한 때 $54,000를 깨고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원화 기준으로 1억을 찍고 '2억 간다', '3억 간다' 이야기를 했던 것이 불과 몇 달 전의 일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오히려 달러 기준, 5만 달러가 깨진다? 아니다?의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시장에는 비트코인의 상승 사이클 종료다? 아니다?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몇 가지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알면 좋을 것들을 정리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1. 비트코인이란 어떤 자산인가?

비트코인에는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내러티브는 '디지털 골드'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금의 디지털 버전이라는 것이지요. 금은 가장 대표적인 가치 저장의 수단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본다는 것이겠지요.

이외에도, 지급 결제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부각시키는 사람들도 있고 여러가지 견해가 다양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비트코인의 창시자(또는 팀)인 사토시 나카모토가 언급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비트코인이 어떤 자산인가를 말씀드려 보고자 합니다.

2009년 1월 3일 처음 만들어진 비트코인의 블록에는 한국어로 번역해 드리면 아래와 같은 내용이 들어있었습니다.

"더 타임즈, 은행들의 두 번째 구제 금융을 앞두고 있는 U.K. 재무장관"

바로 2009년 1월 3일 런던 타임즈지 1면의 실제 뉴스 헤드라인이었습니다. 2009년이면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휘몰아쳤던 그 시기이죠.

제가 여러번 말씀드리지만, 현실적으로 지금 시대에 이런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해결하는 방법이 '돈풀기'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미국을 중심으로 양적 완화를 개시하고, '헬리콥터 머니'라고 불릴 정도로 돈을 뿌려댔습니다. 비트코인은 이런 각 국의 중앙화된 시스템(정부)이 필요에 따라 돈풀기를 하고, 이에 따라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것에 대한 의구심과 반발심에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가치 저장 수단', '지급 결제 수단' 등 비트코인에 대한 여러가지 의미 부여가 가능하지만, 나에게 왜 비트코인에 투자해야되는지 가장 중요한 이유를 이야기해보라고 한다면, '비트코인은 각 국의 돈풀기에 따른 화폐 가치를 방어하는 것을 목적하는 하는 자산'으로서 가치를 갖는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돈이 지속적으로 풀리지 않으면 시스템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 과정을 '신용 창출 과정'이라고 부르지만, 안타깝게도 이 과정에서 화폐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비트코인은 안정적인 가치척도 기능을 가지고 시장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고, 그런 이유로 시장에서 가치의 기준으로 인정받는 것입니다

2. 지금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비트코인이 하락하는 이유를 일각에서는 '불확실성이 증가해서 그렇다'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참 어렵고 애매모호한 이야기 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해서 비트코인의 가격 흐름이 좋지 않은 것도 있지만, 이것의 영향으로 놓고 보기에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이 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장 상황이나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든다면, 비트코인을 제외하고도 미국 3대 증시도 역시 같이 하락을 해야합니다. 그렇지만 최근에 미국 증시나, 채권이나 다른 자산 군에 비교하면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자체에 한정된 무엇인가가 비트코인 가격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죠.

첫 번째로, 지금 시기는 "원래 비트코인 가격이 좋지 않은 시기" 입니다.

지난 4월 20일 경 비트코인은 네 번째 반감기를 통과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비트코인은 반감기를 지나고 3개월에서 4개월 정도는 가격 흐름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비트코인은 과거 계절성을 분석해보면, 5월과 6월에 가격 흐름이 좋았던 적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습니다.

반감기를 4월 20일 경 지나갔으니, 지금 이제 3개월을 향해 가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좋지 않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는 이야기지요. 그러면 왜 반감기를 지나고 일정 기간 동안에는 가격 흐름이 좋지 않았을까요?

그 이유는 대표적으로 '비트코인 채굴자 정리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반감기라고 하는 것은, 비트코인은 1개 블록이 만들어지면서 이에 대한 블록 보상으로 비트코인이 주어집니다. 각 채굴자들은 블록을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특정 문제를 풀게 됩니다.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한 채굴자가 블록을 만들고 그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얻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반감기가 지나가게 되면 그 보상으로 얻을 수 있는 비트코인의 개수가 절반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최초에는 1블록당 보상이 50개에서, 1차 반감기를 지나고 25개, 2차 반감기를 지나고 12.5개, 3차 반감기를 지나고 6.25개, 그리고 지금 4차 반감기를 지나고 3.125개로 보상이 감소하였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채굴하는데 들어가는 전기나 비용은 같은데,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들면 채굴자들의 수익성은 감소하게 되겠죠? 그러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비트코인을 경영 유지를 위해서 시장에 매도할 수 밖에 없고,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채굴자들은 결국 파산하게 되겠죠. 그러면 싼 가격이라도 비트코인을 내다 팔 수 밖에 없고요.

이 과정에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실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비트코인의 망령 '마운트곡스'가 이제는 해결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해결되려고 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여러분은 해결이 되는데 왜 가격 하락의 이유이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마운트곡스'는 세계 최대 규모 암호화폐 거래소였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큰 규모의 거래소 해킹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회사는 파산하였고, 해킹당한 비트코인의 개수는 무려 85만개에 달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마운트곡스가 오래된 디지털 지갑에서 비트코인을 발견하고 이를 복구하면서, 최근까지 이를 채권자들에게 상환하는 절차를 진행해왔습니다.

마운트곡스가 채무자들에게 상환할 비트코인의 개수는 14만개 정도가 됩니다. '마운트곡스' 사건은 거래소가 해킹당했던 사건으로 이 업계에서는 언급하기 싫은 일종의 흑역사이지요. 그렇다보니, 이 이슈만 나오면 투심에 영향을 많이 줍니다. 가뜩이나 마운트곡스 이야기만 나오면, 가격 흐름이 좋지 않은데,,,

마운트곡스에서 비트코인을 상환하고, 채권자들이 이를 시장에 매도한다고 하니,,, 사람들은 차라리 귀신을 만난게 덜 무섭다고 이야기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왜 '해결되려고 한다'고 표현을 했는지 궁금하시다고요?

그 이야기는 다음 세 번째 항목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어쨌든 대표적으로 이 두가지 이유 때문에 최근에 비트코인 가격 흐름이 좋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3. 비트코인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선, 내가 보기에는 비트코인 자체의 펀데멘탈 부분이 변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주변의 상황과 투심이 변했다는 것이 최근의 가격 하락의 주된 이유겠지요.

그리고 비트코인계의 '망령'인 마운트곡스 사건이 해결되려고 한다는 것이 가장 큰 호재입니다. 말씀드린대로, 시장에서는 마운트곡스 이야기를 하는 것 조차 금기시해왔습니다. 그정도로 당시 충격이 컸고, 비트코인계에서는 부담스러운 존재였습니다.

이제 마운트곡스가 채권자에게 상환을 하면, 물량의 일부가 매도로 나오겠지만, 7월초부터 14만개 물량이 한꺼번에 상환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상환 일정은 알 수 없지만, 10월까지 해서 나누어서 상환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14만개가 전부 물량으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매달 평균적으로 35,000개의 비트코인이, 그리고 한달을 30일 기준으로 한다면 대략 1,200개 좀 안되는 비트코인이 시장 물량으로 나오게 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얼마전 반감기를 지나면서 하루에 공급되는 비트코인의 양이 900개에서 450개로 감소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마운트곡스의 물량 중 일부분은 반감기 효과를 상쇄시키는 정도의 물량이라고 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겠죠?

그리고 비트코인은 많을 때는 하루에 100만개 정도, 최근에는 50~60만개 정도가 거래 되고 있습니다. 물량적으로 놓고 보면, 마운트곡스 상환 물량 14만개는 시장에서 소화를 못할 정도의 물량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말씀을 드린 것처럼, 잘모르는 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마운트곡스 자체가 두려운 이슈인데, 실제로 물량까지 시장에 나온다고 하니, '일단 도망치고 보자'는 마음이 들고, 이는 투심 약화로 이어지게 되겠죠.

하지만 반대로 이 이슈가 해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제는 '망령'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어차피 한번은 매를 맞아야 한다면 최대한 빨리 매를 맞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오히려 비트코인이 반감기 이후 횡보장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상승하려고 할 때 이런 마운트곡스 상황을 맞이하는 것 보다는, 미리 해결하고 가는 것이 훨씬 더 좋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은 현재 4번째 사이클의 중 후반부를 달리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반감기'라는 특성 때문에 4년 주기로 가격이 움직이는 특성이 있습니다. 물론 이번에는 반복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과거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은 패턴으로 오고 있기 때문에, 과거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이유로 통상적으로 빠르면 반감기 이후에 3~4개월, 그래도 6개월 정도가 지나면서부터는 상승 흐름으로 접어들지 않을까 합니다. 그 시기는 마침 미국 대선 시기와 겹치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견되는 시점과도 어느정도 비슷한 시점입니다.

한마디로 대외 상황적으로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나쁜 환경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거기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재임 중에는 반 암호화폐적이었지만, 지금은 미국의 '암호화폐 공식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언 내용 중에는 "앞으로 남은 비트코인은 미국이 다 채굴해야한다"는 내용까지 있을 정도였죠.

이런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이 최근 거의 70%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상황은 비트코인에게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단기적인 이슈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판단은 투자자들의 개인적인 몫이지만, 어떤 자산이든 펀데멘탈이 무너진 것인지, 단기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아서 투심이 일시적으로 흔들리는 것인지는 잘 판단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피셔 케이, 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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