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 8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니라 경제정책의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으라면 “부동산 정책”일 것이다. 국민 개인 재산의 75%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집이 있는 사람이나 집이 없는 사람 모두 마찬가지다. 집이 없는 사람도 전세비 비중이 재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월세를 사는 사람도 월세 비중이 월 수입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집값을 비롯해 정부의 규제 등등 국민 관심은 부동산 관련 정책과 시장의 흐름에 가장 민감하다. 특히 청약 등 분양 관련해서 공정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하고 장관은 물론이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도 연출된다. 그래서 아파트 청약 자체를 정부가 철저히 관리를 하고, 위법 행위자는 형사처벌까지 받게 된다.
아파트 청약은 대학교 입시와 같다. 인서울이냐 아니냐를 비롯해서 특히 강남권 아파트 분양은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들어가는 격으로 볼 수 있다. 대입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부정 사실이 발견되면 입학 취소는 물론 법적인 처벌도 감수해야 한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권 후보자가 청약에 참여해 당첨돼 들어가 살고 있는 서울 강남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는 학교로 치면 서울대학교라고 할 수 있다.
이 아파트를 분양받는 과정에서 이 후보자의 남편인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김영세 교수는 큰아들의 ‘위장미혼’ 꼼수를 동원했다. 큰 아들이 결혼을 했지만 청약가점을 높이기 위해 부양가족 수를 늘릴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고, 결혼하기 전부터 전셋집을 얻어놓고도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것처럼 주민등록을 이전하지 않았다.
아파트 당첨에서 청약가점은 총 79점이 만점인데,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이면 32점 만점, 청약저축기간 15년 이상이면 17점 만점이다. 여기에 부양가족 수가 5명이면 본인 포함 한사람 당 5점씩 계산돼 총 30점 만점이 된다.
이혜훈의 남편인 김영세 교수는 무주택 15년을 채우고 청약저축기간도 15년을 채워 두 개 다 만점으로 49점을 받은 데다, 김 교수 본인과 부인 이혜훈 그리고 아들 3명 해서 5명이 5점씩 받아 25점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청약가점은 총 74점이 됐다.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54평형 분양 청약가점 대상은 8가구였는데, 경쟁률은 500대 1이었다. 김 교수는 청약가점 커트라인 74점에 턱걸이를 해 8등으로 당첨이 됐다. 분양가상한제 지역이어서 분양가는 36억 7840만원이었는데, 후분양 단지이기 때문에 당첨 두 달만에 이 돈을 완납하고 소유권을 가지게 됐다.
이 아파트는 현재 70~80억원으로 알려졌다. 2024년 7월 29일 당첨됐으니까 불과 1년 6개월 여만에 최소 35억여원 번 셈이다.
이 후보자 가족의 래미안 원펜타스 당첨은 부동산 청약시장의 교란행위라고 할 수 있다. 큰 아들이 결혼을 해놓고도 부양가족 수를 늘리기 위해 결혼신고를 하지 않은 위장미혼 행세를 했고, 전셋집을 얻어놓고도 주소이전을 하지 않았다. 청약가점 산정은 모집공고일이 기준인데, 큰아들은 2023년 12월 16일 결혼을 하기 5개월 전인 7월에 용산구에 7억여원에 전셋집을 얻었다. 모집공고 1년 전이다. 결혼식은 모집공고 7개월 전에 이미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함께 살고있는 것처럼 꾸며 청약가점 74점을 만들었다. 큰아들이 제외됐을 경우 청약가점은 69점이 돼 청약에서 떨어졌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9등이 억울하게 당첨 기회를 놓쳤고, 그 사람은 35억을 날리게 된 꼴이 됐다. 분명한 시장 교란행위다.
시중에서는 역시 경제학박사 집안의 재테크는 화끈하다는 말이 돌고 있다. 이 장관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이고 남편 김 교수는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82학번이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미국 UCLA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학시절 만나 결혼을 하게 된 것으로 경제학 박사 부부다.
여기에 위장미혼의 장본인 큰아들 역시 경제학박사로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한 집안에 경제학박사가 3명이나 된다.
김 교수의 아버지는 노태우 대통령 시절 내무부장관을 지낸 김태호 전 의원이다.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 시절 사무총장을 맡을 정도로 보수정권의 핵심 4선 의원이다.
경제학박사 집안의 재테크 방법이 결국 시장 교란이라는 위법행위로 밝혀질 경우 그동안 올려놓은 공든 탑이 일시에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이 후보자는 의원 시절 보좌관에 대한 갑질, 영종도 잡종지 2000평을 샀다가 5년 만에 26억 차익 실현, 아들 3명에게 상속 과정에서의 상속세 논란 등등 많은 문제도 있다.
그러나 국민 정서법상 부양가족 위조를 통한 청약가점 부풀리기로 수십억원의 차익을 거둔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는 도저히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고, 이는 장관 자격 여부를 떠나서 법적인 처벌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편법 청약으로 수십억원을 편취하 것보다 약하다고 할 수 있는 대학입시 위조로 조국 조국혁신당 가족은 법적인 처벌을 받았다. 조민 당사지는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모두가 입학취소돼 고졸이 됐고, 부모는 모두 감옥살이를 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이 후보자 가족의 위법 행위가 밝혀질 경우 철저한 처벌을 통해 시장에 경각심을 일으킬 필요가 절실하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 아파트 청약에 있어서의 부정당 행위를 적발할 수 있는 철저한 시스템을 갖춰 더이상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당연히 이 후보자의 래미안 원펜타스는 압수해 9등 청약자에게 돌려줘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청약시장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얻게 됐다. 신의 한수라고나 할까?
이기영,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