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미추홀도서관을 인천도서관으로 명칭을 변경해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인천시

인천광역시가 지명 관련 명칭을 동서남북 등 방향에 근거한 명칭을 개선하고 행정기관 및 공공시설의 성격을 상징하는 의미를 지닌 명칭으로의 변경작업을 본격화해 시민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는 올해 1월 착수한 ‘방위개념 행정기관 명칭 재정비 연구 용역’을 지난 9월 12일 완료하고, 연구 결과를 토대로 단계별 명칭 변경 로드맵을 확정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명칭 교체를 넘어, 인천 고유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한 새로운 명칭 체계를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인천시는 방위식 명칭을 사용하는 공공기관 총 107개소를 대상으로, 방위의 상이 정도, 변경 기대효과, 변경 주체 및 용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도사업과 후속사업으로 구분했다.

인천시는 관내 주요 공공기관인 북구도서관은 신트리도서관으로, 인천광역시 미추홀도서관은 인천도서관으로 명칭 변경을 완료하였으며 인천광역시 교육청 서구도서관에 대한 명칭 변경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서부여성회관과 노인보호전문기관 2개소를 1차 선도사업 기관으로 선정해 명칭 변경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히 서부여성회관의 경우 현재 명칭이 단순히 지역적 위치에 국한되어 여성 관련 교육 문화기능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거점 기관의 성격과 기능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향후 교육청, 경찰청, 소방청, 국토교통부 등 외부기관이 관할하는 명칭으로 재정비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또한 동인천역과 제물포역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교통시설은 충분한 주민 수렴과 관계기관 협의를 통하여 추진한다.

유정복 시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히 간판을 바꾸는 차원을 넘어 인천의 정체성을 시민 생활 속에서 구현하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1차 선도 기관을 중심으로 시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공감을 얻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브랜드 전문가는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고유의 의미를 가진 명칭이 존재했지만,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인들이 고유의 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방위 중심으로 지명을 바꾼 사례가 많은데, 예를들면 청와대 뒷산의 조선시대 명칭은 백악산이었는데 일제가 북악산으로 바꿨다든지, 삼각산은 북한산으로, 숭례문은 남대문으로 바꾸는 등 우리나라 지명 등이 가진 명칭의 고유 의미를 지웠던 것이다”면서 “인천시가 이번에 의미 없는 방위 중심의 지명과 기관명을 원래의 의미를 지닌 명칭으로 바꾸는 것은 주체성 회복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