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월 클린턴 부부는 백악관을 나오면서 자신들이 사용했던 소파, TV, 테이블, 도자기와 실버웨어 같은 식기 세트, 카펫을 반출해서 뉴욕의 자기 집으로 보내버렸다. 조지 W. 부시가 대통령 취임식을 치르고 백악관 생활공간으로 와 보니 황당하게 가구와 식기 세트가 사라진 상태였다. 이것을 언론에서는 '힐러리 백악관 약탈사건'이라고 정의했고, 클린턴 부부는 14만달러를 변상했다.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대통령실의 업무 인수인계가 필수적이다. 안보 팀 인수인계는 특히 중요하다. 업무 인수인계 외에도 대통령 관저의 인수인계도 필수적이다. 미국 대통령 인수인계가 거의 이루어지 않았던 경우는 2001년 1월 클린턴 행정부에서 부시 행정부로 넘어올 때였다. 부시의 안보보좌관 콘돌리사 라이스가 전임 안보보좌관 샌디 버거로부터 알카에다와 오사마 빈라덴에 대해 제대로 인수인계를 받았는지가 9-11 테러 후 의회에서도 크게 문제가 됐다. 샌디 버거는 자기는 분명히 인계했는데 콘돌리사 라이스는 알카에다를 전혀 들어 보지 못한 표정을 지었다고 주장했고, 콘돌리사 라이스는 그런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2009년 초 부시가 오바마에게 인수인계를 할 때는 순탄했다. 오바마는 부시가 임명한 국방장관 로버트 게이츠를 유임시켰기 때문에 특히 그러했다. 오바마에서 트럼프로 넘어 올 때는 트럼프 팀은 점령군처럼 행세했고, 트럼프에서 바이든으로 넘어 올 때는 폭동이 발생했으니 더 이상 말 할 나위가 없다. 그러니 미국 정치가 참으로 한심한 지경에 이르렀다.
2001년 1월 클린턴 부부는 백악관을 나와서 힐러리 클린턴이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뉴욕 근교에 새로 구입한 저택으로 이사를 했다. 클린턴은 젊은 나이에 아칸소 주지사가 되고 대통령이 되어서 관저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대통령 임기가 끝나가자 뉴욕에 저택을 새로 마련 한 것이다. 자연히 클린턴 부부는 가구와 식기 등 살림살이가 전혀 없었다. 임기가 끝나갈 때에 힐러리 클린턴은 백악관 대통령 생활공간에서 자신들이 사용했던 소파, TV, 테이블, 도자기와 실버웨어 같은 식기 세트, 카펫을 반출해서 뉴욕의 자기 집으로 보내버렸다. 조지 W. 부시가 대통령 취임식을 치르고 백악관 생활공간으로 와 보니 황당하게 가구와 식기 세트가 사라진 상태였다. 이것이 클린턴 부부, 특히 힐러리 클린턴의 ‘백악관 약탈 사건’(Looting of the White House)이다. 러쉬 림보 같은 보수 성향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들은 물론이고 클린턴 재임기간 8년 동안 힐러리의 모든 것을 파헤쳐서 뉴스 장사를 해온 보수 평론가들은 이 사건을 신나게 우려먹었고, 네트워크 TV와 주요 신문에도 보도가 됐다.
클린턴 팀은 클린턴 부부가 가져간 가구와 집기는 지지자들이 그들 부부에게 선물한 것이라서 신고를 했기 때문에 임기가 끝난 후에 가져갈 수 있다고 대응했으나 이들의 주장은 곧 거짓으로 들어났다. 클린턴 부부가 1993년 초 백악관에 들어 온 후 백악관을 리노베이트 했는데 별도 연방예산이 없어서 기증을 받아서 해결했다. 1981년 초에 레이건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도 백악관은 20년 동안 리노베이트를 하지 않아서 낸시 여사는 지지자들의 후원을 받아서 커튼과 카펫트 가구를 교체하는 등 공사를 한 바 있었다.
그러니까 힐러리는 12년 만에 다시 백악관 관저를 리노베이트 하려 했고 클린턴 부부를 지지하는 부자들이 2만 3천 달러 상당의 소파와 안락의자 여러 개, 3650 달러 상당의 식탁과 의자 세트, 그리고 수천 달러 상당의 러그(부분 카펫), 램프, 식기 세트 등을 백악관에 기증했는데, 클린턴 부부는 자신들이 8년 동안 썼던 총 19만 달러에 달하는 이런 가구와 물건들을 사저로 가져 간 것이다.
그런데, 1993년에 가구 등을 기증한 사람들은 그것들을 백악관에 기증한 것이지 개인에게 기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부당하다는 보도가 LA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에도 나오자 클린턴 부부는 두 차례에 걸쳐서 가져간 가구 집기의 일부는 반환하고 나머지는 돈으로 환산해서 총 14만 달러 정도를 반납해야만 했다. 이러는 과정에서 곧 상원의원으로 취임해서 선물을 받을 수 없게 되는 힐러리에게 개인적 선물이 많이 들어왔음도 밝혀졌다. 힐러리가 이런 조잡하고 위선적인 사건으로 보수 평론가들과 논객들에게 욕을 들어 먹지 않았다면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이겼을 것이다. 공화당 지지자들의 눈에는 클린턴 부부는 그저 철없는 아이들이었다. 공화당 정부가 12년 동안 고생해서 동유럽 공산권을 무너뜨리고 경제를 부활시켰는데, 그 결과인 ‘번영의 1990년대’를 클린턴 부부가 향유해서 매우 불쾌했는데, 부부는 섹스 스캔들에 이어서 백악관 약탈까지 저질렀으니 열 받을 만도 했다고 할까...
이상돈, 전 중앙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