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론조사 기관의 최근 대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
귀하는 1975년 제정된 ‘공공사무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만약 여론조사원이 이런 질문을 한다면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 법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곤 합니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이 법안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론조사에 숨겨진 심리학
여론조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전혀 모르거나 심지어 존재하지도 않는 주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가짜 의견(pseudo-opinion)'이라고 부릅니다.
비숍(Bishop)과 그의 동료 연구자들은 여러 실험을 통해 이 현상을 조사했습니다. 그들이 발견한 놀라운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법안에 대해 물었을 때도 약 30%의 사람들이 의견을 제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사람들은 모르는 것에 대해 의견을 내는가?
연구자들은 이 현상이 단순한 거짓말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복잡한 사회심리적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합니다.
- 사회적 압박감: "모른다"고 말하면 무식해 보일 것 같은 두려움
- 인상관리: 면접원에게 교양 있고 정보를 가진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구
- 설문조사의 압력: 질문을 받으면 무언가 답해야 한다는 암묵적 압박감
- 자기인식 부족: 자신이 특정 주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정확히 인식하지 못함
가짜 의견의 위험성
이런 가짜 의견은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습니다. 가령, 실제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특정 정책에 대해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데도, 여론조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표현한 것처럼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복잡한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이런 문제가 더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실제 여론과 크게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음
- 정책 결정자들이 잘못된 정보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할 위험
- 대중의 이해도나 관심도에 대한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음
해결책: 필터 질문의 활용
연구자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필터 질문(filter question)'을 제안합니다. 필터 질문은 본 질문 전에 응답자의 지식이나 관심 정도를 먼저 확인하는 예비 질문입니다. 예를 들면
-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생각해보셨습니까?
- 이 문제에 대해 어느 한 쪽을 지지할 만큼 관심이 있으십니까?
-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이 있으십니까?
이러한 필터 질문은 응답자에게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명시적인 기회를 제공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필터 질문을 사용했을 때 가짜 의견의 비율이 크게 줄어들고, "모름" 응답이 20-25% 증가한다고 합니다.
여론조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여론조사가 동등하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필터 질문을 사용하는 등 더 정교한 방법론을 통해 우리는 더 정확하고 유용한 여론조사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가짜 의견의 실체와 그 영향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독립신문
<참고문헌>
Bishop, G. F., Oldendick, R. W., Tuchfarber, A. J., & Bennett, S. E. (1980). Pseudo-opinions on public affairs. Public Opinion Quarterly, 44(2), 198-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