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 재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는 등 중형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당 내 강력한 대권 경쟁자인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1심 재판 결과에 이어 2, 3심에서까지 100만원 이상의 형량이 유지될 경우 이 대표는 국회의원직 상실과 피선거권이 박탈되면서 민주당은 다음 대선 주자를 서둘러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럴 경우 그동안 여러 측면에서 준비를 해온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가장 유력하고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이 한참 전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김 지사는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한민국에 법의 상식과 공정이 남아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짧은 메시지를 올렸다.
김 지사 본인에게는 큰 기회가 온 것이지만, 당 내의 결속과 폭넓은 지지를 위해서는 당 차원의 위기를 함께 걱정하고 대응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오래 전부터 대권의 꿈을 준비해온 만큼 기회가 왔다는 것에 대해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이 대표는 그동안 재판을 대비해 국회 수퍼파워인 더불어민주당과 관련 세력 모두를 동원해 방탄을 쳐왔다. 심지어 2025년 예산에서 검찰 예산은 500억원 깎고 대법원 예산을 200억원 늘려주면서까지 선처의 손길을 보냈지만 결국 중형의 칼날은 피하지 못했다.
문제는 1심의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2심이나 최종심에서 형량이 줄어들기 상당히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이 대표의 대항마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는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김 지사는 이미 올 초부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대안을 준비해왔다. 당내 친명 이외에 가장 큰 세력인 친문세력을 대부분 흡수한 데 이어 비명세력까지 끌어안기에 적극적이었다.
올해 하반기 전해철 전 장관을 비롯해서 강민석 대변인 등 많은 문재인 대통령 시절 청와대 사람들을 영입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신임 경제부지사에 고영인 전 국회의원을, 정무수석에 윤준호 전 국회의원을 임명한 바 있다.
이 대표의 중형을 예상이라도 한 듯이 김 지사는 이 대표 선고공판 이틀 전인 지난 13일 기자회견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 날선 비판을 날려, 뉴스의 중심에 섰다.
김 지사는 13일 기자회견문을 통해 “소비, 투자, 고용이 감소하고 가계부채가 늘고 자영업자 폐업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민생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면서 “민주주의 지수는 탄핵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대통령에게는 두 가지의 일 만이 남아있는데, 특검을 수용해서 국정을 대전환하는 길, 아니면 스스로 물러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시기적으로 이 대표의 공판일 이틀 전이어서 매우 조심스러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장 입장으로 정치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음을 무릅쓰고 현직 대통령에 대한 공격은 충분한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이 대표의 형량이 가볍게 떨어질 것이라는 것을 확신했다면 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그리고는 이 대표 중형 판결 이후에는 딱 한 줄의 메시지를 남겼다. 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 페이지 이상의 공식적인 기자회견문을 내놓고는 당대표 중형에는 딱 한줄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미 김 지사는 지난 9월 27일 제2기 도정자문회의에서 대권에 대한 욕심을 표출한 바 있다.
김 지사는 “나라를 한번 바꿔보고 싶다.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 정치는 혼탁하고 민생은 도탄에 빠져있고, 우리 경제 틀이 이대로 가서 되겠나 생각한다”면서 “너무 답답하고 이대로 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사로서 오랜 공직자로서, 정치인으로서,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을 바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 지사와 함께 수도권의 양대 축인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은 본인의 SNS를 통해 이 대표의 중형 판결에 대해 입장을 냈다.
유 시장은 “나라를 온통 분열과 갈등으로 내몰면서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는 오늘의 정치상황은 정치권이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그들만의 이기주의와 탐욕에 빠져있기 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슬픈 현실입니다.
이러한 정치적 혼란과 국민 갈등을 해소하고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최후의 보루가 바로 사법부입니다.
좌도 우도 아니고 보수도 진보도 아닌 오직 진실과 정의만을 강조해온 저로서는 유일한 희망이며 믿음인 사법부를 믿고 응원합니다”고 밝혔다.
김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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