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은 야망이 없으므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빈곤층에게 정말 없는 것은 기회이자 기회를 포착하는데 필요한 자원을 획득할 수 있는 정치적 힘이다. 빈곤층의 비극은 부적절한 탁아에서 시작해 초·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확산되므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아동의 학업성취도 차이도 점차 커진다. 30년전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 가정의 아동이 SAT 유형의 시험에서 보인 평균점수 차이는 800점 만점에서 약 90점이었다. 2014년에 이르자 그 차이는 125점으로 벌어졌다(p188, 로버트 라이시Robert B. Reich, 자본주의를 구하라saving capitalism)」
미국의 이야기이다. 위 문장에서 SAT를 '수학능력시험'이나 '학력고사'로 바꾼다면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나라 이야기가 됨을 알 수 있다.
사실 빈곤층의 비극은 성장기 교육과정의 기회불균등에서 부터 시작된다. 영어유치원, 사립초등학교,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시장의 참여기회 불균등, 이로 인한 대학진학에 있어서의 불균등, 이어지는 사회진출에 있어서의 불균등으로 빈곤의 대물림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른바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러한 기회불균등으로 인한 사회갈등을 조금이이나마 해소하기 위해서는 "고른 기회의 균등"이 그만큼 중요하다.
내명함은 '경기주택도시공사 기회경제본부장'이라고 새겨져 있다. 처음보는 사람들에게 명함을 건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획'경제본부장으로 읽곤한다. 경기도의 슬로건이 ‘변화의 경기, 기회의 경기’이고 ,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강조하는 기회 수도 경기도'라고 설명을 하면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경기도에서는 고른 기회제공을 위한 많은 사업들을 하고 있다. 오늘은 내친김에 경기주택도시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기회경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지금 청년들에게는 취업난 만큼이나 어려운 "결혼난"과 "자녀출생난"이 있다. 이러한 문제의 근저에는 불안정한 주거문제가 그 핵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얼마전에도 언급했지만 자가를 소유하는 경우에 결혼률과 자녀출생률이 올라간다는 통계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이에 못지 않게 베이비붐세대에게는 100세시대 도래에 따른 노인돌봄 부담으로 인한 "노후난"이 있다.
경기주택도시공사는 생애주기별 소득분위별로 임대주택과 분양주택, 시니어타운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초기부담을 줄이고 은퇴후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할 수 있도록 20년에 걸쳐 취득할 수 있는 "지분적립주택"을 2025년 선분양하고, 3기신도시 등에 1만여세대를 확대 공급할 예정이다.
또 한가지 취업난 만큼이나 "창업난"이 있는 젊은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의 공유오피스인 기회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GH가 건설공급한 판교 소재의 지식산업센터인 "기회비즈(GHbiz)-판교글로벌비즈센터" 1층의 잉여공간을 활용하여 민간업체(GARAGE)와 손잡고 운영하고 있다.
총 229석(고정석 129, 공유석100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젊은이들과 스타트업들이 입주하여 내일의 유니콘을 꿈꾸고 있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활용하여 판교에 입주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실리콘 밸리에 가서 피칭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베이비붐 세대를 위해서는 합리적인 가격의 "공공시니어타운"을 건설하여 안심하고 의료돌봄과 노후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 "노후난"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입시와 취업을 준비하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을 위한 공공이 제공하는 "기회스터디카페"도 준비중이다.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라"라는 말이 있다. 모든 국민에게는 고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경기주택도시공사는 "주거난"뿐만 아니라 "공부난", "취업난", "결혼난", "자녀출생난", "창업난", "노후난"등 일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경기도는 기회가 넘쳐나고 있다.
이종선, 경기주택도시공사 기회경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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