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올해 2분기 실적악화를 극복하고 3분기 호실적을 보여 김영섭 대표체제 1년 여 만에 정상화 단계에 들어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발표한 KT의 올 3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 6조6546억원과 영업이익 4641억원의 잠정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0.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4.2%, 순이익은 32.9% 늘어났다.
특히 영업이익은 올해 임금 협상에 따른 비용이 지난 2분기에 조기 반영된 영향으로 3분기에 크게 늘어난 성적표를 받았다.
KT그룹의 전체(연결) 매출은 콘텐츠 자회사 등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단말기 매출을 제외한 별도 서비스 매출이 4조6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직전 분기 대비 0.5% 성장을 이어가며 3분기 연속 4조원을 넘기면서 견조한 기초체력을 보여줬다.
특히 전용회선의 안정적 성장세 속에 AICC는 구독형 상품인 에이센 클라우드(A‘Cen Cloud) 영향으로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어갔다. KT는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수익성이 낮은 사업 중심으로 구조개선을 진행하며 수익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는 KT cloud는 주요 사업부문의 성장과 지속적인 고객기반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6.8% 증가했다. IDC 사업은 내년도 준공 예정인 가산 DC 등 DBO(Design·Build·Operate) 사업의 매출화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실적 호전과 경영 정상화에 맞춰 회사의 구조조정도 급속하게 추진됐다. 조직의 쇄신을 통해 미래형 기업체계로 전환한다는 측면에서 시장에서는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한다.
KT는 지난 8일 자로 전체 인원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2800여 명을 희망퇴직 형식을 빌어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네트워크 관리 등 현장직 인력에 해당하는데, 일부 업무 공백에 대한 우려에 대해 KT측은 기존 업무 수행방식을 정보기술 고도화로 개선하고 있어서 통신망 불안정 등 현장인력 공백에 따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인원 결손으로 인한 인원부족에 대해 지난 8일 선로 설계 및 운영, 비즈 서비스(법인 회선) 운영과 관련해 단기 계약직 채용공고를 냈다. 이 외에도 통신 전송 장비를 운용 및 보수하고 가입자 컨설팅을 통한 전송회선 구성, 고객망 품질 점검 및 기술 컨설팅 관련 직군도 채용한다.
여기에 더해 대규모 퇴직자 발생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년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계약직으로 현업 복귀 의사가 있는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으로 정년 연장 흐름에 앞서서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KT는 조직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구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다보니 신입직원 채용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조직이 정체되면서 비효율이 만연해 생산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회사 안팎에서 끊임없이 나왔다.
이번 구조조정 관련 김영섭 대표가 직접 목소리를 냈다. 김 대표는 “현장 관리 인력의 임금 수준이 업계 평균보다 높아 10여년간 신입사원 채용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채용과 인력 운용 정상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장민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지난 8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희망퇴직으로 인한 인건비 절감은 내년부터 이뤄지며, 전출자 인건비는 수수료 형태로 자회사에 지급되는데 현재 지급하는 비용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 취임 1주년을 넘긴 시점에서 지난 2분기의 부진과 LG유플러스와의 시장점유율 역전 등 수난을 겪었지만, 3분기 실적 호전과 쇄신을 통해 KT가 통신강자로 거듭날 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구조조정을 통한 쇄신이 과에 대해 김 대표와 각을 세워왔던 사내 노조와의 관계가 협조적으로 개선될 지도 관심사다.
지난 8월 KT새노조는 김 대표 취임 1주년을 맞이해 4개 분야에 대한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우선 비리경영진 청산 및 경영공백 정상화 C등급, 컴플라이언스 경영 준수 D등급, 통신사업 역량 강화 C등급, 신성장 비전제시 C등급 등 A~D등급 중 4개 부문 모두 CD로 깔았다.
특히 검사 출신 6명, 정치권 출신 3명, LG 출신 3명 등 낙하산 부분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검사출신들을 모아놓고도 컴플라이언스 경영 준수가 최하점인 것을 지적한 바 있다.
실적이 정상화 되고, 쇄신을 통해 조직이 활력을 찾게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2025년 김영섭 호의 향방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KT는 과거 정부기관 성격이어서 혁신과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었는데, 그렇다보니 조직이나 기업문화가 정체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있어왔다”면서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의 역량을 미래지향적으로 바꿔나간다면, 기존 인프라가 좋기 때문에 퀀텀 점프도 기대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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