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26년전 트럼프에게 브랜드 사용료 700만달러 지불

-트럼프, 1995년 파산 직후 대우가 ‘트럼프 월드’ 사업으로 트럼프에게 700만 달러 지불
-1998년 6월과 1999년 5월 두 차례 한국 방문해 대우개발 정희자 회장과 골프 회동도
-1999년 대우건설∙트럼프 합작으로 맨해튼에 70층짜리 건설키로 했지만 대우 해체로 무산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11.08 06:00 | 최종 수정 2024.11.08 10:41 의견 0
트럼프 미국 47대 대통령 당선자가 대우그룹이 워크아웃으로 해체되기 1년 여 전 한국을 방문해 힐튼호텔에서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과 트럼프월드 사업 관련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대우그룹의 계열사인 대우건설은 국내에 7개의 고급주상복합 건물인 트럼프 건물을 지었다. 브랜드 사용료로 당시 700만달러를 지급했다. 사진 왼쪽부터 트럼프 현재 대통령 당선자, 정희자 당시 대우개발 회장, 김우중 당시 대우그룹 회장. 사진=당시 대우그룹 사진 담당

미국 제 47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지금은 사라진 대우그룹과 남다른 인연이 깊었다.

특히 대우건설이 국내에서 트럼프월드라는 브랜드로 주상복합 아파트 사업을 했는데, 이는 1997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개발사업 법인의 이름을 딴 미국식 고급형 주상복합 아파트를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인연을 맺고 있었다.

트럼프기업(The Trump Organition)의 오너인 트럼프와 대우가 공동사업으로 ‘트럼프 월드’라는 브랜드를 사용했는데, 1997년 당시 트럼프기업 대표와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 간에 합작법인을 만들어 한국 내에서의 트럼프월드 건설 사업을 전개한 것이다.

당시 대우그룹의 계열사였던 대우건설은 ‘트럼프’라는 이름을 국내 건축물에 사용하는 대가로 700만달러를 지급했고, 이후 7채의 ‘트럼프월드’ 건물을 지었다. 대우는 이후 1999년 그룹이 해체되면서 뉴욕 합작프로젝트에는 참여하지 못하면서 대우의 미국 진출은 아쉽게 불발됐다.

당시 트럼프는 1995년 하던 사업이 파산해 사업이 어려울 때여서 한국에 올 때에도 전용기가 아닌 일반 비행기를 타고 수행원 몇 명에 아들 트럼프 주니어와 동행했다.

그런 처지에 있는 트럼프에게 대우와의 합작에 따른 700만 달러는 그에게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만약에 당시 대우그룹이 해체되지 않았다면, 징검다리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와 대우와의 공동사업으로 우리나라에도 큰 도움이 됐을 거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1999년 11월 대우그룹이 워크아웃으로 해체되기 몇 달 전 트럼프와 대우건설은 뉴욕 맨해튼에 70층짜리 ‘트럼프 월드 타워’(2001년 준공)를 합작으로 건설키로 합의했었다. 협의차 그해 5월 3일 일정으로 방한한 트럼프는 대우그룹의 주요 사업체인 대우중공업 거제도 옥포조선소, 대우차 군산 공장 등을 둘러봤다.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에서의 라운딩은 김우중 회장 대신 정희자 회장이 주최했다.

트럼프는 1998년 6월에도 한국을 방문했었는데 두 번 모두 골프 라운딩은 정희자 회장이 함께 했다.

김우중 회장은 골프를 안하다 보니 그룹 내에 주요 경영진들이 골프를 잘 하지 않아서 골프 애호가인 정희자 회장이 트럼프와 골프를 쳤는데, 서로 배짱이 맞아 좋은 관계를 만들게 됐다는 것이 당시 대우그룹 관계자들의 회고담이다.

골프를 좋아하는 트럼프와 정희자 회장이 대우그룹 골프장인 포천아도니스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고 만찬을 했다.

정희자 회장은 과거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에 대해 “골프를 오랫동안 친 만큼 거리도 많이 나는 등 잘치는 편이었는데, 예의가 없다는 소문과는 달리 지나친 농담 같은 것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고 예의를 깎듯이 차리지는 않는 편안한 태도의 한마디로 나이스(nice)한 사람이었다”고 평했다.

정희자 회장은 트럼프에 대해 "예의가 없다는 소문과는 달리 지나친 농담 같은 것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고 예의를 깎듯이 차리지는 않는 편안한 태도의 한마디로 나이스(nice)한 사람이었다”고 평했다.

당시 트럼프는 50대 초반이었고, 정희자 회장은 50대 후반이었다.

트럼프가 2016년 말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정희자 회장이 축전을 보내 축하를 해줄 정도로 그때까지 트럼프와 대우는 깊은 인연을 유지했었다.

이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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