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하루를 남기고 세계가 혼선에 빠졌다. 미국보다 우리나라 기업들과 국민들 관심이 더 큰 상황이다. 트럼프 공화당 후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6만달러 밑까지 갔던 비트코인이 7만달러를 훌쩍 넘어서 우리 돈으로 1억원을 넘었다가 해리스 추격이 먹히고 있다고 하자 최근 4일 만에 5000달러가 쑥 빠졌다.
우리나라 젊은 층 사이에서 이미 비트코인은 대세가 돼있어서 지금 2030세대에게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치는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에는 그동안의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대부분의 변화에 대응이 가능하지만,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는 어떤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 지 감을 잡기 어려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일단 주말을 넘기면서 그동안 당선 대세로 여겨졌던 트럼프 가도에 비상이 걸리고 해리스의 불씨가 살아났다.
트럼프의 지지세력으로 분류됐던 오하이오주에서 해리스가 역전해 3%p 앞서고 경합주인 러스트벨트 7개 주 중 4개 주에서 해리스가 앞서면서 판세는 그야말로 막판 샤이지지층 결집 여부로 판가름 나게 됐다.
미국 대선은 7개 경합주인 러스트벨트에서 판가름 나는데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여론조사 결과를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여론조사를 보면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니아, 네바다 등 4개 주에서 해리스가,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등 3개 주에서 트럼프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포스트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매체였는데, 사주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번에는 지지 후보 선언을 못하게 막으면서 편집국장이 사표를 내고 나갈 정도로 친 트럼프 성향으로 바뀐 매체이기 때문에 이 매체의 여론조사 결과 해리스가 이들 경합지에서 우세하다는 발표치는 유의미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발표대로라면 이들 7개 주에서 해리스는 50명, 트럼프는 43명의 선거인단을 가져가고, 기존 트럼프가 자기 표라고 생각했던 오하이오주 18명의 선거인단을 가져간다면 해리스는 총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인 270명을 훌쩍 넘기게 된다.
이정도 내용을 정리하고 나니 우리나라 경제와 기업을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다소 안심이 된다.
우리를 비롯해 세계 각 나라들은 트럼프가 당선되는 것을 왜 두려워할까를 살펴보면 그럴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트럼프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점이 불안요소 첫번째다. 미국 증권시장에 공포지수라고 하는 불확실성지수인 Vix지수는 경제와 증권시장에 불활실성이 커질수록 높아지고 불활실성이 적어질수록 낮아지는 지수다. 이 지수는 해리스가 우세하다는 여론조사가 유지됐던 지난 10월 중후반까지 낮아지다가, 이후 트럼프가 역전했다는 여론소사가 나오면서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그만큼 트럼프 당선이 될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인식한 것이다. 그러다 지난 주말 해리스가 역전했다는 소식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하루만에 5.53% 낮아진 21.88을 기록했다.
즉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그리고 우리나라 역시 불확실성 속에 빠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보편적 관세 20% 부과, 중국제품에 대해서는 60% 이상에 중국과 멕시코 생산 차에 대해서는 100~200% 관세 부과라는 비상식적인 정책을 펴면서 미국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도 없애겠다고 해, 우리나라 이차전지 산업과 반도체 산업을 갈팡질팡하게 만들고 있고,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 개발을 밀어붙여 세계 기후대응 경제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를 위해 파리기후협정도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간단히 정리하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는 고율의 관세를 때리고, 미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현재의 법인세 21%를 15%로 낮춰 미국 제조업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미국민 위주의 경제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안그래도 중국을 비롯해 중동과 갈등이 심해진 미국이 트럼프 집권 시 골이 더욱 깊어지면서 세계 경제는 블록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안보 블록화도 심해질 것이다. 트럼프는 나토를 탈퇴해서라도 세계 민주진형 지킴이 노릇을 그만두겠다는 것이다. 한국을 비롯해서 일본, 유럽, 중동 등 세계 여러 우방국에 대해 군시력 지원에 대한 대가를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한국의 경우 주한미군 관련 방위비 분담금은 2026년 기준 1조5000억원 정도인데, 트럼프는 유세 중 한국에 대해 최소 14조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우방도 떨어져 나가면서 경제블록화에 이어 안보블록화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트럼프 당선 시나리오 속의 불확실성은 이 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상황이다. 물론 대선이 끝나서 트럼프든 해리스든 당선 결과가 나오면 이러한 불활실성은 대부분 거칠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불안요소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우리가 대응해야 하는 중요한 포인트는 해리스가 되기를 바라면서 결과를 기다리기 보다는 트럼프가 될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 될 것이다.
리스크 대응 첫번째 원칙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라’다. 트럼프가 될 것을 가정해 시스템이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해리스 당선 가능성에 안도하지 말고 선거 하루밖에 남지 않았지만, 트럼프가 당선된다는 가정하에 시나리오를 짜고 플랜B를 가동해야 할 것이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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