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룬(Matthew Luhn)이 유명해진 것은 픽사의 애니메이션 때문인데요. 그는 20여년간 픽사에서 스토리텔러로 일하면서 토이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카, 라따뚜이 등 수많은 히트작을 냈습니다.
우연히 그의 책 더 베스트 스토리 윈을 읽게 됐는데, 의역하면 승리하는 최고의 스토리 정도가 되겠습니다. 부제는 비즈니스와 그 너머 헐리우드 스토리텔링을 활용하는 방법이고요. 참고로 한국에서는 몇 년 전 현대지성에서 픽사 스토리텔링: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9가지 스토리 법칙으로 이미 번역 출간됐네요.
개인적으로 그의 책을 읽고 무릎을 칠 때가 많았어요. 잠시 그를 소개해 보면? 매튜 룬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태어났는데요. 무려 증조할아버지 할머니 시절부터 집안 대대로 장난감 가게를 운영을 해 왔다고 해요. 그래서 상상력이 풍부. 이후 월트 디즈니가 1961년에 세운 캘리포니아 예술학교인 칼아츠에 입학했고, 그곳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고 합니다.
칼아츠는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대학이에요. 대다수 디즈니나 픽사 영화에 칼아츠의 숫자들이 새겨져 있다고 하는데, 예를 들어 몬스터 대학교라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털복숭이 괴물 설리의 기숙사 방번호가 A113. 사실 이 번호는 칼아츠 애니메이션 학과 강의실 번호라고 합니다.
그만큼 칼아츠는 픽사의 기둥(나쁘게 말하면 학벌?)이라고 하네요. 픽사에 있는 영화감독부터 스토리보드 아티스트, 작가, 디자이너들이 모두 칼아츠 출신. 매튜는 칼아츠를 졸업하고 애니메이션 심슨의 시즌3에 애니메이터로 합류한 뒤 이후 픽사의 스토리텔러로 직업을 바꾸게 됩니다.
첫 작품이 토이스토리2였고 이후 수많은 애니메이션에 스토리를 담당했죠. 매튜는 픽사에 대한 매우 높은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요. 유니버설 워너브라더스 파라마운트보다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만큼은 픽사가 ‘짱’이라고 자부를 합니다. 현재는 픽사에서 나와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어요.
🔎 스튜디오 픽사
픽사는 조지 루카스의 영화사인 루카스필름이 전신이에요. 사실 특수효과 애니메이션 2개 부서였는데요.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가 이혼 소송을 하면서 급히 돈이 필요하게 됐고, 이를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1000만달러에 사들이는 계약을 1986년에 맺죠. 당시 스티브 잡스는 애플에서 쫓겨나 새로운 사업을 찾았었습니다. 잡스는 엄청 돈을 퍼부었지만 회사의 수익은....그렇게 망해가던 찰나에 디즈니로부터 계약을 따내면서 기사회생을 했죠. 토이스토리! 이후 디즈니는 픽사의 잠재력을 알고 주식을 맞교환 하는 방식으로 픽사를 인수합니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픽사의 주식 50%를 보유했는데, 맞교환으로 디즈니 지분 7%를 보유해, 한때 최대 개인 주주로 등극!
책에서 매튜는 스토리텔링의 힘을 이렇게 설명해요. “스토리는 힘이에요. 스토리 없이 통계를 단순 나열해 보여주면, 머릿속에는 단 5% 밖에 남지 않아요. 하지만 인지심리학자 제롬 브루터에 따르면 인간이 스토리를 접할 때는 단순 통계를 제시하는 것 보다 무려 22배나 더 기억이 잘 난다고 해요.” 매튜의 TED 강연, 책, 블로그 등에 나온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 해볼게요.
😃 왜 스토리텔링을 강조하시나요.
👦 그건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인간은 누구나 스토리를 갈망해요. 듣고 말하고 다시 이야기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죠. 예를 들어 볼까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스냅챗 등등. 헉헉 모두가 스토리텔링이잖아요.
🤫 스토리텔링을 잘하는 방법이 있나요
👦 우리는 태어 날 때부터 스토리텔링 본능을 갖고 태어나요. 이건 마치 엄마의 양수에 있다가 세상을 처음 본 아기가 물에 들어가도 거부감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에요. 스토리텔링은 조금만 연습하면 누구나 잘 할 수 있어요.
🤫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을 까요
👦 매일 매일 글을 쓰는 것이 첫 번째인데요. 매일 매일 글을 쓰면 당연히 실력이 늘어요. 또 좋은 글, 다양한 글, 닮고 싶은 작가의 글들을 매일 읽어보세요. 특히 글을 쓰는데 뜸을 드려선 안돼요. 30분 동안 멍하니 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쓸 수 없어요. 평범한 내용으로 편하게 써보세요.
🤔 음...또 다른 팁은 없을까요.
👦 스토리텔러도 유형이 있어요. 계획가와 경주마형 두 가지인데요. 계획가 스타일은 플롯을 짜고 글을 촘촘히 써내려가요. 반면 경주마형 스타일은 계획 없이 앉자마자 다다다 글을 써내려가고요.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될 거예요.
😂 음...그래도 어려운데요.
👦 글을 쓸 땐 감정을 전달하는 순간이 있어야 해요. 그렇다고 해서 절대 감정을 강요해선 안 됩니다. 좋은 글을 써서 독자를 스토리에 초대하는 자세로 써야 해요. 감정을 살린다고 감정적인 부사나 형용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묘사와 억양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에요.
😂 예를 들어 주세요.
👦 수동태보다는 능동태를 써야 해요. (한국어에서는 사동문/피동문) 예를 들어, 최근 들어 강도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 말고요. 대신, 복면을 쓴 남자가 차의 문을 부수었다고 해보면 어떤가요? 또 문단이 지나치게 길면 읽다가 지치고, 짧으면 몰입도가 떨어져요. 짧고 길고를 잘 섞어 호흡을 일정하게 해보세요.
코라시아, 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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