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가운데, 10일 열리는 정무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타나게 될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에게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 회장의 국정감사 소환은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그동안 금융그룹 회장이 국정감사 증언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오는 10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국회 정무위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돼 증인석에 서게 됐다.
이유는 손태승 전 우리은행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에 대한 부당대출 한 경위를 묻기 위한 것이지만 그동안 우리은행의 횡령사건과 사내 학연 중심의 파벌경영 실태 등 다양한 질의들이 쏟아져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무위 국회의원들은 임 회장의 취임 전은 물론 취임 이후에도 이뤄진 부당대출 과정에 대해 과연 인지를 하고도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았는 지와 그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질의하고, 지난 10년 동안 국내 은행 중 횡령사고 1위인 상황에서 임 회장 취임 이후에도 발생한 횡령사고, 그리고 회수율 꼴찌 원인 등도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임 회장의 연세대학교 경제학과와 부산 대동고 중심의 핵심 경영진 배치를 놓고도 해명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이 이끌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은 횡령, 부당대출, 학연경영 등의 오명으로 얼룩져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4~2023년 국내 은행별 횡령 사건 내역'에 따르면, 해당 기간 외국계은행과 국책은행을 포함한 17개 국내 은행 중 횡령액이 가장 큰 은행은 우리은행으로 총 772억7780만 원의 횡령이 발생했다.
최근 100억 원대 금융사고를 낸 우리은행이 앞서 10년간 은행권 횡령사고 발생액과 인원수에서 1위에 오르는 등 도덕적 해이가 가장 심한 은행은행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우리은행은 우선 2년 전 발생한 700억 원 규모 대형 횡령사고 이후에도 고객 돈을 빼돌리는 사고는 끊이지 않아 내부통제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횡령액만 많은 것이 아니었다. 횡령에 가담한 직원 수도 31명으로 전체 은행권에서 가장 많았다.
임 회장의 문제는 임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3월 이후에도 횡령사고는 계속됐다. 지난해 3월이후 우리금융그룹의 금융사고 발생은 총 9건 142억원 발생했다. 우리은행 5건 131억 400만원, 우리카드 2건 9억5800만원, 우리금융캐피탈 1건 1억1600만원, 우리금융저축은행 1건 100만원 등이다.
횡령 1위 우리금융그룹은 횡령액 환수율도 압도적 '꼴찌'였다. 10년 횡령액에 대한 우리은행 환수율은 1.7%(13억1370만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에 대한 부당대출까지 발생했다. 지난 8월 11일 금융감독원 '은행 대출취급 적정성 관련 수시검사 결과(잠정)'를 통해 우리은행의 부당대출 사실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리은행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지 3일 후였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 기간 중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관련 차주를 대상으로 616억원(42건)의 대출을 실행했다.
특히 임 회장이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3월 이후에도 기존 대출은 만기연장 되면서 계속 유지됐으며, 대출자는 손 전 회장의 처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건 중 28건(취급액 350억원)은 대출심사 및 사후관리 과정에서 통상의 기준·절차를 따르지 않았다. 특히 지난달 19일 기준으로 전체건 중 19건(잔액 269억원)에서 부실이 발생했거나 연체 중이다.
구체적인 정황을 살펴보면 차주의 사문서위조, 사기 등 혐의가 적발됐다. 차주가 허위로 의심되는 서류를 제출했음에도 우리은행의 사실 확인은 미흡했다.
이러한 우리금융그룹의 무너진 도덕성 뒤에는 학연 중심의 파벌경영으로 인한 우리편 감싸주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임 회장의 우리금융그룹은 연세대 경제학과와 부산 대동고 인맥이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있어 학맥을 중심으로 하는 측근경영으로 유명하다.
현재 임 회장이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인데 그룹의 인사총괄을 맡고있는 이해광 상무와 그룹과 은행의 브랜드를 총괄하는 장광익 부사장이 회장과 같은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핵심 인맥은 부산 대동고 인맥인데, 여기에도 이해광 상무가 등장한다. 이 상무를 비롯해서 우리은행 인사총괄인 이명수 부행장, 은행의 준법감시인인 박구진 부행장 등이 부산 대동고로 엮여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연세대가 성골이고 부산 대동고가 진골인 셈이고 이해광 상무를 축으로 포진돼있다.
이번 국정감사장에서 임 회장은 어떤 해명을 할 지를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계에서는 임 회장이 오랜 관료생활에서 쌓인 임시방편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계 관계자는 “그동안 임 회장이 회사 내외에서 수많은 도덕성을 강조한 발언과는 반대로 그 순간에도 횡령과 비리 사건이 발생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역시 일시적으로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는 입장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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