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경제]"나-우리-나" 의 시대전환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10.04 09:23 | 최종 수정 2024.10.25 08:52 의견 0


"국민 여러분, 조국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지 말고 당신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으십시오.” 1961년 44세에 미국 대통령이 된 존 F. 케네디의 취임식 연설이다.

남북전쟁후 미국은 전례없는 경제적 성장을 하였으며 약자를 짓밟고 올라가도 된다는 개인주의가 팽배했던 시기였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근거한 적자생존이라는 원칙이 정작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사회적 적자생존"으로 미국사회에 전파되어 무자비한 생존경쟁을 옹호하고, 빈자에게 자선을 베푸는 것을 금기시했다.

1870년~1890년대의 미국은 오늘날의 미국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불평등, 정치적 양극화, 사회적 혼란, 문화적 나르시시즘 등이 만연했다. 이런 현상들은 오늘날의 미국이 그런 것처럼 전례없는 기술적 발전, 번영, 물질적 웰빙을 수반했다(p 26)

흔히 미국이라는 사회가 개인주의, 자유주의, 다양성 등의 분파적 단어들로 상징되지만 이러한 "나" 중심의 사회는 1차세계대전을 기점으로 서서히 단합과 협력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집단적 방어, 공동체주의가 나타났다. 공동선과 '우리(we-ness)'라는 개념이 나오면서 개인적 복지 보다는 집단적 복지를 앞세우는 사회적 경향이 일었다.

케네디가 취임식에서 국가와 조직을 위해 자기 희생을 요구하는 연설을 했던 시점은 미국 역사에 있어 공동체주의가 절정에 달하는 시점이었다.

이와같이 20세기의 첫 60년 동안 미국은 기본적 형태의 평등 그리고 사회에서의 포용을 얻기 위해 아주 힘겨운 투쟁을 벌여야 했다. 이런 이유로 그 시기 미국이 지향하고 있던 "우리"라는 개념은 본질적으로 인종차별적이고 젠더차별적이었다. 그 시기에 형성된 "우리"는 근본적으로 백인이면서 남성인 사람만 가리킨다(p34)

제2차 대전을 겪으면서 이러한 경향은 정점을 향해 갔으며 나치와 소련 공산주의에 대응하고자 하는 집단적 공동체주의가 강화되면서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우선시 하는 경향이 일었던 것이다.

1960년대가 저물고 1970년대이후 아주 빠른 속도로 사회, 경제적 간극을 다시 만들어냈다. 이 기간에 우리는 협력 대신에 정치적 양극화를 가져왔다. 공동체와 가정의 연대 의식을 눈에 띨 정도로 해체시켰다. 개인주의에 집중하면서 공동선에 대해서는 점점 관심이 없어져 갔다. 개인의 권리를 확대하는 데 중요한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공유된 번영과 공동체 가치는 크게 후퇴했다(p31).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공동체주의에 입각한 비약적 발전이 1970년대초까지 지속되었다. 이러한 공동체주의는 밀턴 프리드만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가 득세하기까지 지속되었던 것이다. 즉, 다시 또 개인주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남북전쟁이후 미국의 역사 전체를 놓고 뒤집어진 U자 곡선 모양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나-우리-나"의 시대전환이 있었다.

미국의 역사와 우리의 현대사가 시점차이는 있지만 데칼코마니 같은 추세를 가지고 있음을 고려할 때 우리는 박정희와 전두환정부가 공동체주의의 최고점이었고 지금은 "나" 중심의 개인주의 사회이지 않나 싶다.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가 시대적 전환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연대, 평등, 공유된 이익, 공유된 운명 등 공동체적 가치와 개인의 권리, 다양성, 자유, 엄격한 개인주의 등의 개인주의적 가치는 어느 한 가치에 치우치지 말고 균형과 통합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p505)

※ 업스윙(The upswing, Robert D. Putnam, 2022)을 참고해서 작성했습니다.



이종선, 경기주택도시공사 기회경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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