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채'들이 모여있는 서울 한강변 아파트들. 사진=수도시민경제
올해 5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20%에 가까운 매물이 15억원 이상에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똘똘한 한채’에 대한 쏠림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고가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1∼5월 서울 아파트 매매 1만8830건을 분석한 결과 15억원 이상 거래는 전체의 19.9%에 해당하는 374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1∼5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2006∼2018년(1∼5월 기준) 서울 15억원 아파트 거래 비중은 10% 미만이었다. 2019년 10.5%를 기록한 뒤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증가가 나타났던 2020년(6.2%)을 제외하고 10%대 비중이었지만 올해까지 꾸준히 아파트 가격 상승이 나타나면서 20%대에 육박했다.
15억원 이상에 거래된 아파트 10채 중 6채는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 평형이었다. 15억원 이상 거래에서 85㎡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43.2%, 2021∼2022년 46.6%, 2023년 58.8%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15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중 60% 이상에 해당하는 2312건(61.7%)이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에서 발생했다. 그 중 강남구가 86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송파구 747건, 서초구 705건 순이었다.
또한 9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역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지난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 1월부터 5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는 1만8830건이었고 이 중 9억원 이상은 9870건이었다.
이것 역시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부터 매년 1~5월 기준 가장 큰 규모다. 직전 최고치는 2021년 9608건이었고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3077건과 6406건이었다.
올 5월까지 서울 9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를 25개 자치구별로 보면 송파가 12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남(1087건), 성동(889건), 서초(841건), 마포(749건), 강동(732건), 동작(587건), 영등포(582건), 양천(430건), 광진(321건) 순이었다.
실거래가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면적 84.82㎡는 지난해 5월29일 20억7500만원(5층)에 거래됐는데 지난 5월25일에는 22억3000만원(5층)에 계약되면서 1년 만에 1억5500만원이 뛰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역삼럭키’ 전용면적 84.97㎡도 지난해 5월13일 17억8000만원(9층)에 매매됐는데 올해는 5월30일에 19억2500만원(8층)에 팔렸다.
반면 서울의 소형 아파트 중 6억원 미만 거래 비중은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경제만랩이 올 5월까지 서울의 전용면적 59㎡ 이하 아파트 매매 8180건을 분석한 결과 6억원 미만은 3024건으로 37.0%를 차지했다. 직전 최저치인 지난해 43.2%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들어 정부와 여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폐지에 따른 결과로, 싼 아파트를 팔고 ‘똘똘한 한채’로 투심이 옮겨갔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아파트 전셋값과 분양가가 오르고 있는 데다 종합부동산세 규제 완화 움직임도 보이는 만큼 서울의 똘똘한 한 채 아파트 매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