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OMC

원래도 중요했지만, 최근 중요성이 더 커진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드디어 발표가 됐습니다. 전체 소비자물가 헤드라인은 전월 대비 -0.1% 감소하여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기록하였습니다.

전년 대비 수치도 좋습니다. 3.0%가 상승한 것으로 나와서 예상치 3.1%를 하회하였습니다. 사실 전체 헤드라인보다 중요한 것이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 입니다. 코어 CPI 라고도 합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를 기록하여, 월가 예상치인 0.2%를 하회하였고, 전년 대비 증감률도 3.3%로, 이 역시 월가 예상치보다 하회하였습니다.

기준 금리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긍정적인 발표였습니다. 이번 소비자 물가지수가 예상치보다 낮게 나온 이유는, 우선 에너지 물가가 한달 사이에 대략 2% 가량 떨어진 부분이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외에도,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둔화 요인으로 여려가지를 이야기 하면서, 긍정론을 시장에 불어넣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주거비가 전월대비 0.2% 상승하는 것으로 둔화하는 흐름이 나왔다는 부분을 고무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주거비는 소비자 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중에 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번 달에 주거비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는 흐름이 나왔지만, 주거비 부문의 전년 대비 증감률이 떨어지는 속도는 과거와 비슷한 속도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주거비 부문의 경우 전년 대비 증감률이 아직까지도 5%에 달할 정도로 높은 상황입니다. 주거비 부문은 늘 말씀드리지만,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흐름은 지속적으로 나오겠지만,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시장은 이제 7월에는 기준 금리를 인하해야한다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해도 9월에 기준 금리를 인하해야한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7월로 옮겨온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시장에서 7월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습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 왕좌를 사수하기 위해서, 돈풀기 전략을 드라이브 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그런 방향성에서 이번 6월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는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이 재정 정책이 아닌 통화 정책도 유동성 확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시나리오로 간다면, 7월 FOMC 에서는 기준 금리 인하를 하지는 않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8월 잭슨홀 미팅에서 기준 금리 인하, 즉 피벗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9월 FOMC에서 한 차례 기준 금리를 인하한다면, 올 연말까지 2번 정도는 기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만들어집니다. 드디어 시장에서 원하는 '미국 기준 금리 인하'가 단행되는 순간이 다가오는 것입니다.

그런 기대감을 안고, 금일 시장은 전반적으로 좋은 가격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그렇지만 나스닥의 빅테크 기업들과 비트코인의 가격 흐름은 좋지 않았습니다.

비트코인의 가격 흐름은 최근 계속 횡보하고 있었으므로, 크게 이상할 것은 없었다고 하지만, 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 넘게 하락하는 모습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시장에는 이제 '순환매'가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일부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하였지만, S&P500 기업 중 388개 기업의 주가가 상승한 것입니다. 특히 금리 변화에 민감한 부동산 관련 기업 주가가 크게 상승하였습니다.

그러면 과연 시장에서 말하는 것처럼 '순환매'가 펼쳐지면서 다시 한번 주식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순환매'가 이루어져서 기존에 나스닥의 빅테크 기업들, 정확히는 AI 관련 기업들에게 쏠렸던 자금이 다른 섹터로 이동하면서 순차적으로 섹터별로 주가가 상승하기에는 지금 상황이 녹록치 않습니다.

'순환매'가 펼쳐지기 위해서는, 우선 유동성이 확장되는 상황이어야 할 것입니다. 아직까지는 그렇게 이야기할 정도로 유동성 확장 국면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제 사이클이 회복되거나 정점을 향해서 갈 때, 통상 '순환매'가 펼쳐지게 됩니다.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시장 주도 섹터에서 빠져나와 다른 섹터로 옮겨가면서 각 섹터가 순차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이 나오는 것이 '순환매'의 특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경기 회복이나 정점을 향해서 가는 사이클에서, 다른 섹터 기업들의 실적도 뒷받침이 되기 때문에 자금이 쏠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사실 최근 경기순환주나 소형주 등의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던 이유는 이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지금 반짝 빅테크 외의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좋았던 이유는, 기준 금리가 인하되면, 이런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준 금리가 인하되면 이런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서 앞으로 다가올 유동성과 함께 '순환매'를 이끌어갈 수 있을까요? 우선 지금 미국의 경제 지표들을 보면 경기 침체 그림자가 완연합니다.

기업들의 생산, 소비부터 시작해서 전반적으로 침체 분위기가 서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의 서비스 부문 마저, ISM-서비스 PMI 지표가 기준점 50을 깨고 아래로 내려가는 등 경기 변화에 덜 민감한 서비스 부문도 다소 침체되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경기 침체 분위기 속에서는 시장 주도주의 가격 상승 흐름이 마무리가 되면 또 한 챕터가 마무리되고, 주식 시장의 가격 흐름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제 7월 12일 금요일부터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개시됩니다.

과연 지금은 '한 챕터의 끝'일까요? '순환매'의 시작일까요?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피셔 케이, 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