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표 의대, 미국 USU의대 연구가 우선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6.17 07:00 의견 0

앞서 미군 군의관을 배출하는 USU(Uniformed Services University) 의대(School of Medicine)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한 바 있다. 베트남 전쟁 기간 동안 미군은 군의관을 많이 필요로 했다, 당시는 징병제가 있을 때라서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가 되면 군의관으로 임관을 해서 근무했다. 군의관 공급이 여의치 않자 의회에서 연방정부가 군의관을 양성하는 학교를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고, 베트남 전쟁이 끝나면 징병제를 철폐할 생각이었던 닉슨 대통령도 이에 동의해서 1972년에 설립됐다.

육해공군 사관학교와 해안경비대 학교 등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부과정인데 비해 USU 의대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입학해서 군사훈련을 마치고 육해공군 소위로 임관해서 4년 동안 봉급을 받아가면서 의사가 되는 공부를 하게 된다. 다만 재학기간은 소위 계급을 유지하고 승진은 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 해병대 소위로 임관이 되지는 않는데, 해병대 군의관과 간호장교 그리고 의무병은 해군에서 파견하기 때문이다. (해군 군의관이 해병대에 배속되면 해병대 복장과 장비를 제공받는다. 6.25 전쟁 때 장진호 전투를 겪은 미 해병 1사단의 군의관들은 해군 군의관이었다. 해병대에 배속된 해군 군의관 대위는 Captain이 아니라 Lieutenant이다. 해군에서 Captain은 대위가 아니라 대령이다.)

사립대학 의대를 다니려면 우리 돈으로 연간 등록금이 1억 원이라서 4년 동안 생활비를 포함하면 6억 원이 들어가는데 비해 USU 의대는 등록금도 없고 사관학교처럼 영내 거주하고 봉급도 받으니까 엄청난 혜택이 아닐 수 없다. 졸업 후 의사자격을 획득한 후에 복무 의무가 있을 뿐인데, 미군은 월터리드 육군병원, 베데스다 해군병원, 보훈병원 등 수준급 병원을 운영하고 있어서 평생직장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USU 의대는 막강한 ‘샘 아저씨’(Uncle Sam :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유일한 의대다.

존스 홉킨스, 하버드, 노스웨스턴 등 오래된 그리고 재정이 튼튼한 명문 사립대학의 의대가 손꼽히는 의대다. 프린스턴, 라이스 같이 의대와 로스쿨이 없는 명문 대학도 있지만 의대와 로스쿨이 있어야 그 대학이 영향력을 갖는다. 주립대학 의대도 그 운영에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주 정부는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 세우게 된다. 아무리 미국이라도 의대를 함부로 만들지 못하는 것인데, ‘윤석열 표 의대’가 무슨 꼴이 될지는 뻔한 노릇이고 이 때문에 우리나라 의대와 의료 시스템 전체의 신뢰가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돈, 전 중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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