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담론>의 허구4 – ‘함께’는 과연 지혜?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6.12 21:44 | 최종 수정 2024.06.13 18:45 의견 0

인간은 생존 차원에서도 홀로 살기 어렵습니다. 인류의 탄생부터 늘 함께 살아왔습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무리를 짓기를 좋아합니다. 혈연, 학연, 지연은 물론이고 직장, 시험 기수, 군대를 인연으로 맺어지는 사람도 많습니다. 각종 취미를 중심으로 한 동호회는 어떤가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 공동체, 연대’라는 단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집단의식이 ‘무책임 사회’를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좌파적 사고가 강한 나라나 집단이 ‘무책임의 극치’를 보이는 게 이를 잘 증명해줍니다.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이 대표적이며 남유럽 국가들이 북유럽보다 훨씬 책임감이 약합니다)

신영복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의 표현 속에 은근히 ‘우파는 멍청하다’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함께’는 지혜입니다. 영국의 과학자이며 우생학의 창시자인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이 행 중에 시골의 가족 품평회 행사를 보게 됩니다. 그 행사에는 소의 무게를 알아 바치는 대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표를 사서 자기가 생각하는 소의 무게를 적어서 투표함에 넣는 것입니다. 나중에 소의 무게를 달아서 가장 근접한 무게를 써넣은 사람에게 소를 상품으로 주는 행사였습니다. 골턴은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확인하는 재미로 지켜보았습니다. 물론 정확하게 맞힌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800개의 표 중 숫자를 판독하기 어려운 13장을 제외한 787개의 표에 적힌 무게를 평균했더니 1,197파운드였습니다. 실제로 측정한 소의 무게는 1,198파운드였습니다. 군중을 한 사람으로 보면 완벽한 판단력입니다. 우파 우중론자(愚衆論者)인 골턴(왜 골턴이 우파인지 드러내야 할까요?)에게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집단의 지적 능력과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모두의 책임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가 진실입니다. 예컨대 미국에서 무차별 총격 사건이 나면 미국 사회는 진범을 가리고 진실을 보도하는 데 앞장섭니다. 반면 한국 사회는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우리 사회 전체가 반성할 일이다’라는 식으로 말하고 보도합니다. 영국에서 교통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이 있는지 철저하게 과실 여부를 가립니다. 한국에서 교통사고가 나면 많은 경우 ‘쌍방 과실(50대 50 혹은 60대 40)’이란 방식으로 처리합니다. 그러다 보니 진실을 가리기보다 상호 말싸움이 더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연 어느 쪽이 더 현명하게 일을 처리하는 걸까요?

한때 기업에서 브레인스토밍이 유행했습니다.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은 대안을 만들어 낼 때 3인 이상이 모여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놓는 회의 방식을 뜻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브레인스토밍이 별로 인기가 없는 것 같습니다. 브레인스토밍을 하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소수이고 ‘숟가락 얹는 사람 즉 무임승차자(free-rider)’가 대부분이기 때문일 겁니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은 ‘천재 1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건 무임승사하려는 사람, 아이디어가 별로 없는 평범한 사람이 10명 혹은 100명이 모여도 ‘Garbage in, Garbage out’이란 말처럼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영복이 진짜 착각한 게 또 있습니다. ‘함께=지혜’라고 했는데, 사례로 든 ‘소 무게 맞추기’는 단순한 평균 찾기에 불과합니다. 그걸 잘 맞혔다고 해서 지혜가 있다고 하는 건 ‘견강부회(牽强附會,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 붙여 자기에게 유리하게 함)일 뿐입니다. 지혜는 단순한 평균 숫자 찾기나 한일전 축구 경기의 점수 맞추기가 아닙니다. 지혜는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을 말하는데, 과연 사람만 많이 모인다고 지혜가 많이 쌓이는 걸까요? 그렇다면 인구가 많은 인도, 중국이 가장 지혜로운 국가가 되지 않을까요?

문제는 신영복 같은 좌파들이 ’함께, 연대, 공동체‘등을 외치면서 ’대한민국 내 무책임 풍조‘를 널리 퍼뜨린다는 사실입니다. 진정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개인 각자가 지식과 지혜를 쌓도록 하고 그걸 국가와 사회를 위해 쓰는 방안이 무엇인지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저 ’함께와 연대‘만 외친다고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으며 대한민국이 도약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신영복은 30대와 40대에 감옥생활을 해서 그런지 대한민국 경제가 눈부시게 도약하는 시기에 세상에서 멀어져 있었고, 그 이후에도 실물경제에서 활동한 적은 없었습니다. 마치 운동권 세력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얘기는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코라시아(필명),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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