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성 출장∙컵라면 법인카드 결제 등 지방의원 일탈 심각

-외유성 출장가고, 여행사에 결과보고서 써달라 한 지방의원들
-권익위, 9월까지 지방의원 국외 출장 실태 전수 조사 계획

김한식 기자 승인 2024.06.10 11:06 의견 0

외유성 출장에 규정위반으로 엉뚱한 비용 낭비 등 혈세를 낭비한 지방의회의 의원들의 행태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적발됐다. 심지어 컵라면과 음료 구매비용을 의회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등 지방의회 의원들의 모랄헤저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A 시의회는 한 여행사와 수의계약 가능 금액(2천만원)을 초과한 4천여만원에 국외 출장 위탁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가 계약을 취소했다. 이 여행사에는 계약액의 약 70%에 해당하는 2천800여만원을 취소 수수료로 물어 국민 세금을 허공에 날렸다.

B 시의회는 공무와 관련 없는 베르사유 궁전 입장권을 시의회 예산으로 예매했고, 이후 출장이 취소되자 예매액인 44만5천170원 전액을 취소 수수료로 날렸다.

C 시의회는 국외 출장 7박 9일 중 4일을 공무와 관련 없는 외유성 관광 일정으로 편성했다.

D 시의회는 지방의원이 직접 작성해야 할 출장결과 보고서를 여행사에 작성하도록 하고, 비용 484만원을 시의회 예산으로 지출했다.

E 시의회는 국외 출장을 준비하면서 현지에서 먹을 컵라면, 음료 등 27만3천600원을 시의회 법인카드로 구매했다.

권익위는 지난 3∼4월 7개 지방의회를 골라 국외 출장 운영 실태에 대한 현지 점검을 진행한 결과 이같은 실태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243개 전체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지방의원 국외 출장 실태 점검에 착수한다. 출장 점검과 함께 이해충돌방지 위반 사례에 대한 조사도 함께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이번 점검을 통해 매년 반복되는 외유성 국외 출장 등 지방 의회의 부적절한 예산 집행 관행이 근원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시민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은 감사원을 비롯해 국회의 국정감사 그리고 지방의회의 감사를 받는데 반해 국회나 지방의회는 감사를 받지 않는 상황이어서 이러한 비리나 낭비 사례가 수없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사각지대인 지방의회에 대한 감사 기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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