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수상버스 그리고 한강의 리버버스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6.07 13:18 의견 0
이탈리아 베네치아 수상버스


베네치아는 이탈리아의 북부 해안에 118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물의 도시'이다.

많은 섬들은 크고 작은 다리로 이어져 있고, 마치 도로처럼 수로가 곳곳에 뻗어 있어, 이 곳의 주된 교통 수단은 옛부터 곤돌라로 상징되는 수상교통이 발달할 수 밖에 없었다.

1987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관광객이 1년에 3천만명이니 하루평균 약 82,000명이 방문한다. 20개가 넘는 수상버스 노선과 수상택시, 곤도라가 있어 그야말로 수상교통의 천국이다.

이처럼 자연환경적 요인과 넘쳐나는 관광객에 의한 수요로 수상버스가 발달하게 되었고 버스 1대당 족히 300 ~500명이 탑승해서 요소요소를 운행하고 있다.

베네치아가 수상교통이 발달할 수 밖에 없는 요인으로는 선착장이 일종의 역세권 역할을 하고 있으며 연접해서 카페, 호텔, 주거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어 도보로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

즉, 선착장에서 연결교통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고, 대체 교통수단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대중교통은 수요에 의해서 만들어져야 그 본래의 역할을 한다. 치적을 쌓기 위해 매우 훌륭한 리버버스(수상버스)를 만들어 한강에 띄운다고 해서 수상버스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베네치아 시장이 멀쩡한 수상버스 놔두고 지하철을 건설하겠다고 하면 시민들이 뭐라고 할 지 궁금하다.

서울 구석구석 갈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와 지하철을 놔두고 수상버스를 논한다는 것이 넌센스다.

베네치아에는 대중교통 버스와 지하철이 필요없다. 마찬가지로 서울엔 대중교통용 수상버스가 필요없다.(한강 수면위로 인구 2만명 수용 규모 신도시인 리버시티를 건설한다면 모를까...진짜 그럴까봐 걱정된다)

한강 수상버스를 도입하기전 반드시 베네치아 수상버스를 이용해 보길 권한다. 가서 직접 타보면 우리의 한강과 베네치아 수로 여건이 얼마나 다른지 알게 될 것이다.

누구 말처럼 현장에 답이 있다.

베네치아 수상버스를 이용하면서 한강의 수상버스를 생각해 보았다.

이종선, 경기주택도시공사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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