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 상승으로 최고 분양가 속출…서울은 3.3㎡ 1억3771만원 기록

-올해 17개 시도 중 6곳서 분양가 최고 기록 경신
-분양가 상승이 주변 집값 끌어올리는 현상 우려

이주연 기자 승인 2024.06.03 11:11 의견 0
역대 최고 분양가를 갈아치운 서울 광진구의 '포제스 한강' 조감도. 사진=엠디엠플러스

1년 넘게 이어진 원자재가 상승의 여파가 아파트 공사원가를 밀어올리면서 아파트 분양가 상승 추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 단지에서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하면서 주변 집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3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조사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올해 들어 민간아파트 3.3㎡당 분양가 최고 기록이 나온 지역은 총 6곳이었다.

서울에서는 지난 1월 광진구 광장동의 '포제스한강'이 3.3㎡당 1억3771만원에 분양해 같은 달 공급된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3.3㎡당 6831만원)를 제쳤다. 서울에서 분양가 1억원 시대를 열었다.

부산에서도 올해 1월 역대 최고 분양가 아파트가 등장했다.

수영구 민락동 '테넌바움294Ⅱ'가 3.3㎡당 6093만원에 공급됐으며, 같은 달 '테넌바움294Ⅰ'이 3.3㎡당 3624만원에 분양돼 각각 부산지역 역대 1·2위 분양가를 기록했다.

대전에서는 4월 유성구 봉명동 '유성 하늘채 하이에르'가 3.3㎡당 2452만원에 분양돼 지난해 8월 3.3㎡당 2033만원에 공급된 서구 탄방동 '둔산 자이 아이파크'를 419만원 앞지르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 외 충북에서는 청주시 서원구 '힐스테이트 어울림 청주사직'(3.3㎡당 1416만원)이, 충남에서는 천안시 서북구의 '힐스테이트두정역'(3.3㎡당 1593만원)이, 전북에서는 전주시 완산구 '서신 더샵 비발디'(3.3㎡당 1537만원)가 각각 올해 2월 공급되면서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다.

반면 대구 등 미분양 적체와 청약 수요 감소 등의 이유로 올해 들어 최고 분양가가 경신되지 않은 지역도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 수가 9667가구에 달하는 대구에서는 지난 3월 수성구 범어동 '범어 아이파크'의 분양가가 3.3㎡당 3166만원으로 올해 들어 분양된 단지 중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2022년 4월 공급된 수성구 만촌동 '만촌 자이르네'(3507만원)보다 341만원 낮았다.

인천에서는 2021년 11월 분양된 연수구 송도동 '송도 자이 더스타'(3.3㎡당 2673만원)가, 경기에서는 2019년 공급된 '과천 푸르지오 써밋'(3.3㎡당 4152만원)이 여전히 지역 내 분양가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외에도 광주, 울산, 세종, 전남, 경북, 경남, 제주, 강원 등도 올해 신규 분양된 단지의 분양가가 과거 최고 분양가를 넘어서지 못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 랩장은 “분양시장이 호황이어서 분양가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너무 장기간 공사원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이 손해를 보면서 분양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분양가가 자연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높은 분양가로 분양이 어려운 지역은 아예 공급이 단절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그나마 수요가 있는 지역에서는 분양가를 올려서 분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다”면서 “결국 시장 간 양극화 현상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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