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과 강대 강 사격 개시한 윤 정부, 어쩌나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5.24 20:12 | 최종 수정 2024.05.24 21:50 의견 0
의료계와 정면 대결 선언한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정부가 의대 교수 및 전공의들과의 강대강 대치 중에 내년 의과대학교 정원을 1509명 늘리기로 확정하고 발표했다. 내년 의대 정원은 총 4567명으로 늘어난다. 27년 만에 의대 정원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한꺼번에 49.58% 늘렸다. 50% 이상을 피하려고 애를 쓴 흔적이 보인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정부의 결정으로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의정 갈등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가 없다.

이미 전국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행동에 나섰고, 그 결과 환자들의 불편은 가중되고 병원들은 멍들어가고 있다.

만일 현재 등교하지 않는 의대생들이 집단 유급이라도 된다면, 내년 의대 교육체계는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 것이다. 일단 신입생과 올 1학년 생이 함께 수업을 해야할 상황이 벌어진다. 그리고 6년동안 쭈욱 그 인원이 함께 공부를 하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는 그래도 의대 교수들과 전문의들이 병원을 지켜 의료 대란은 피하고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진료거부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대 증원을 되돌릴 수 없는 정부와 죽을 각오로 대응할 의사단체간의 전쟁으로 정부는 무엇을 얻고 의사들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엄밀히 따지면, 의사도 국민이고 국민인 의사가 잃는 것은 역시 국가가 잃는 것과 같은 것인데 정부는 이미 의사들을 악마화 하고 집단이기주의자로 몰아가면서 대치정국을 조장한 면이 없지 않다.

사실 법원도 의사들의 입장을 어느정도 인정했다. 지난 16일 서울고등법원은 '의대 정원 증원 처분 취소'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서 각하•기각 결정을 내렸지만, 한편으로는 증원 과정이 부실했다는 점과 의과대학 학생의 손해 부분도 인정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결정을 강행했을까? 정부의 논리는 향후 고령화 사회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의사 수가 크게 부족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재도 5000명이 부족하고 2035년이 되면 1만5000명이 부족하게 될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 대상 설문조사에서 의사 수 늘리는 것에 대해 찬성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국민의 70% 이상이 의사 수 늘리는 것을 찬성했다고 한다. 그 수치를 들먹이며 의사 수를 늘린다고 주장한 것이다.

만일 회계사를 늘리고, 변호사를 늘리고, 뭐든 늘린다고 하면 국민 70% 이상 찬성은 당연히 나올 것이다. 국민 세금이 들어가지 않는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국회의원과 공무원 늘리는 것 말고는 무조건 찬성 아닌가?

그런 면에서 정부가 내세운 국민여론 결과는 별로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은 의사는 비교적 고수익인 직업인 관계로 약 80%는 보수성향이라고 한다. 윤 정부는 총선을 앞두고 국민 70% 이상이 의사 수 늘리는 것에 찬성한다는 이유로 표심을 노리고 의사증원을 내세웠다는 견해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보수 지지층을 공격했해 보수층의 변심을 유발하는 계기가 됐다고도 한다.

최근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 운전면허 규제라는 철없는 대책을 발표했다가 3일 만에 철회한 사례도 그렇다.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층의 대부분은 65세 이상 고령층인데 윤 정부는 어쩌면 꼭 정치적 지지층 공격에 집중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지지율은 총선 전에 30%대 중반을 유지하다가 총선 이후에 23%에서 24%를 기록하고 있다. 잘 못한다고 대답한 비중은 67%까지 올랐다. 이정도면 고정적인 지지층 상당수가 돌아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배경에는 불통 이미지의 대통령 때문일 것이다. 의미 없는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정책을 밀어붙이고 의료 대란에 대한 해결 방안도 없이 고집을 부리고, 어제 발표한 대책을 오늘 철회하고, 아군인지 적군인지 무차별적으로 총질을 하는 윤 정부가 참으로 안쓰럽다.

앞으로 우리나라 의료 수준이 걱정되고, 더 우려되는 것은 의사들이 봉사와 사명감을 버리고 돈이 되는 것만 추구하는 집단이 될 까 너무 두렵다.

유럽이나 미국이나 선진국들 국민들이 엄청난 병원비 때문에 아파도 진통제로 때우는 실태가 대한민국의 현실이 될까 진짜 걱정이다.

편집국장

저작권자 ⓒ 수도시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