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파의 조조론 관련 구글 제미나이3에 요청한 이미지 결과. 수면 위는 태평한데 물 밑에는 소용돌이와 불길이 일고 있는 모습

송대의 대문호 소동파(蘇東坡)는 “세상 환난 가운데 가장 처리하기 어려운 것이, 겉으론 태평무사하지만 이면에는 크나큰 우환이 잠재되어 있는 상태다. 그 변고에 주목하지 않아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를까 두렵다”(‘조조론ㆍ晁錯論’)고 고백했다. 문제가 이미 발생한 다음에 조치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는 견해다. 미래의 우환은 반드시 오늘의 현실을 구성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늘 현상을 통해 이면을 통찰하고, 현재를 통해 미래를 대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권고다.

송나라의 소동파가 쓴 글에 조조론(晁錯論)이 있다. 조조(晁錯. 삼국지의 조조가 아님)는 기원전 200년부터 기원전 154년까지 생존한 중국 전한 시대의 정치가이다. 조조는 흉노에 대한 대책으로 국경에서 군사들이 농사를 지으며 방비하는 둔전책(屯田策)을, 재정적 뒷받침으로 곡물 납입자에게 벼슬을 주는 매작령(賣爵令), 제후들에게는 영지의 삭감을 주장했다. 그로 인하여 제후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오초7국(吳楚七國)의 난이 발생했고, 조조는 제후들을 달랠 목적에서 희생양이 되어 사형을 당했다. 소동파는 조조론(晁錯論)에서 조조가 오초칠국(吳楚七國)의 반란을 초래했으면서도 그것을 몸을 던져 막으려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안전만을 도모하다가 오히려 자신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조조론'의 첫 구절에 '천하지환, 최불가위자, 명위치평무사, 이기실유불측지우, 좌관기변이불위지소, 칙공지어불가구'(天下之患,最不可爲者,名爲治平無事,而其實有不測之憂, 坐觀其變而不爲之所,則恐至于不可救)라는 표현이 있다.

'천하의 환란 중에서, 가장 처리하기 어려운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태평 무사한 것 같지만, 사실 예측할 수 없는 우환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天下之患, 最不可爲者, 名爲治平無事, 而其實有不測之憂). 그 변화를 좌시하여 처리하지 않아 곧 구제하거나 만회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될까 두려운 것이다(坐觀其變而不爲之所, 則恐至於不可救).'라는 것이다. 이 말이 현재 한국의 상황에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느낌은 무엇 때문일까?

김상민 ‘좌파는 무슨 생각으로 사는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