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낮 한때 원달러 환율은 1476원까지 칫솟았다. 사진=연합뉴스
사기꾼의 거짓말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바로 '진실'이다. 사기꾼은 진실을 말하다가 중간중간에 자신이 유리하게 '가짜'를 집어 넣는다. 고수익 투자를 유인하는 사람들이 처음이 진짜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게 만들어주는 것과 비슷하다. 사람들은 사기꾼의 말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진짜에 가려서 '중요한 가짜'를 놓친다.
탈북 지식인인 김태산 씨는 다음처럼 얘기했다.
"한국의 종교인들을 북한 공산 독재와 같은 사기꾼이라 하면 쌍욕을 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산사회와 자유민주 사회를 다 살아본 개인의 생각을 써본다.
내가 겪어본 공산주의자들은 최고의 사기꾼들이었다.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수령님만 믿고 충성하면 살아서는 영광이고 죽어서도 영생한다고 선전한다. 북한인민들은 그 말을 믿고 3대를 이어 최고의 충성을 수령에게 바쳤다. 그러나 인민들에게 차례진 것은 배고품과 두려움과 목줄에 묶인 짐승의 삶이 전부였다. 탈북자들은 그것을 겪어본 증인들이다.
아무리 김씨 가문을 믿고 따라봐야 김일성이 약속했던 이밥에 고깃국과 기와집은 고사하고 강냉이 죽도 없어 굶어 죽는 사회가 공산사회였다. 그래서 나는 공산주의자들은 인류사상 최고의 사기꾼들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다음 일화를 보자.
'가짜 휘발유를 만들 때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재료는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처음에는 물이나 솔벤트 같은 재료들이 얘기했다. 그렇지만 정답은 '진짜 휘발유'였다. 진짜 휘발유가 들어가야 휘발유를 넣은 차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가짜 휘발유를 만든 사람은 100% 진짜 휘발유와 '70% 진짜 휘발유가 들어간 가짜 휘발유'의 원가 차이를 챙긴다.
예컨대 향수를 만들 때도, 가짜 향료보다 진짜 향료가 더 많이 들어가야 가짜 향도 진짜처럼 느껴진다. 이처럼 진짜가 많이 들어가야 가짜도 더 그럴듯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진짜와 가짜가 섞여 있을 때, 가짜를 골라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쉽게 단정 짓기보다 한 걸음 물러서서 더 깊이 들여다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짜뉴스에 휩쓸리지 않는 방법 역시 같다. 소리만 지르지 말고, 종편만 보지 말로, 이상한 유튜브만 보지 말고, 또 남의 얘기만 듣지 말고 혼자서 조용히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사색하는 시간'이 왜 절실하냐면 바로 '진짜와 가짜를 분별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재명정부가 한미관세협상을 성공리에 끝냈다고 선전하는 중이다. 많은 사람이 진짜 잘된 것인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왜 한미협상이 끝난 후 '한국경제의 체력을 보여주는 환율'은 1470원 수준까지 올라갔을까? 그건 진짜 전문가들은 지금 한국 경제가 나락으로 추락하기 일보 직전임을 알고 달러를 사들이기 때문이다.
현실을 진짜 보고 싶다면 안산, 시화, 혹은 울산 등의 제조업 현장을 가보시길...
김상민, ‘정치 입맛, 경제 밥상’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