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잠실, 삼성, 대치, 청담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한 지 한 달만에 강남 및 용산까지 4개 구로 확대 재지정하면서 주택시장에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오 시장 측근 중 이종현 민생소통특보와 박형수 정책특보가 최근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거래허가제는 당초 1970년대 후반 급격한 도시화와 경제성장으로 토지가격이 급등하고 부동산 투기로 실수요자의 토지구매가 어려워지자 1978년 국토이용관리법에 의해 서울, 수도권, 일부 도시지역에 처음으로 적용되었고,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를 거래할 때에는 허가를 받도록 하였다.
우리의 법에는 국토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계획의 원활한 수립과 집행, 합리적인 토지 이용 등을 위하여 토지의 투기적인 거래가 성행하거나 지가(地價)가 급격히 상승하는 지역과 그러한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하여 5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토지거래계약에 관한 허가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이와같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토지의 투기적인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이지 주택의 투기적인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둔 제도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허가대상으로 주거지역의 경우는 60㎡ 이상인 경우 허가를 받는데, 지정시 기준면적의 10퍼센트 이상 300퍼센트 이하의 범위에서 따로 정하여 별도로 공고할 수 있고, 이번에 지정된 지역의 경우 10%를 적용하니 6㎡ 이상의 주거지 거래는 모두 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고, 대부분의 아파트 대지지분이 6㎡는 넘게 되어 토지 투기 방지를 위한 수단이 주택 투기 방지 역할을 하게 된다.
허가 받은 토지의 이용의무기간이 주거용지인 경우 2년이니 주택을 취득하면 실거주를 2년간 하게 되고, 이에 따라 전세끼고 집을 사는 소위 갭투자가 불가능하게 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관련 법조항에는 토지거래에 대한 허가기준, 토지이용의무 등 토지에 관한 내용이 주이고 주택이나 아파트에 대한 내용은 찾기가 쉽지 않다. 일반인들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지정되었을때 어떤 의무가 있고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련법률을 찾기 보다는 언론을 통해 받아들이는 정보가 더 빠를 것이다.
잠삼대청이라고 해서 4개동에 규제되었던 토지거래 허가구역을 해제한 후 주택가격이 오르자 한 달만에 호들갑을 떨면서 4개구 전체의 아파트를 토지거래 허가대상으로 하는 것은 빈대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언제는 토지거래허가제도가 자유거래 원칙을 위배하고 자유시장경제원칙에 위배된다고 하더니 집값이 좀 오르니 이제는 또 다시 전가의 보도처럼 토지거래허가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갭투자를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 더군다나 자유시장 경제를 중시한다는 이른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소득이 중산층 이상인 청년과 신혼부부들에게는 소자본으로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상급 주거지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언젠가도 언급했지만 소득별, 세대별로 능력에 맞게 저소득계층에게는 공공임대주택, 기회적금주택(경기도형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주택)을 능력이 되는 중산층 이상에게는 공공 또는 민간분양주택을 수준에 맞게 공급하면 된다.
사실 이번에 지정된 4개의 구에 고가의 아파트만 있는 것이 아니고 저렴한 나홀로 아파트도 있다. 빌라나 단독주택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고가의 아파트 때문에 내집이 거래허가 대상이라고 한다면 그들에게는 주거지를 상향이동할 수 있는 기회가 박탈되는 부작용이 있게 되는 것이다.
부동산투기가 바람직한 사회적 현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 아니면 도' 방식으로 냉탕과 온탕을 왔다갔다 하게 된다면 부동산경기 침체로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뿐만 아니라 지정되지 않은 지역은 풍선효과로 가격이 올라가고 전세물량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지 말고 주택거래허가제를 도입하는 방법은 어떨까싶다. 예를 들면 주택의 전용면적이 50㎡이상이고, 10억이상인 주택의 거래에 있어 허가를 받게 한다면 저가의 아파트로 피해를 보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싶다. 물론 허가대상 주택의 면적이나 가격은 시장상황을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될 것 같다.
이와같이 아파트 면적이나 가격을 기준으로 주택거래허가를 하는 방법도 있을 터인데 구태여 토지거래허가로 모든 아파트 단지를 허가대상에 포함시키는 이유를 모르겠다.
시민들의 삶에 규제를 가할 때는 시민들이 납득을 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해야지 규제로 인해 불편함이 더 많다고 느껴진다면 이는 잘못된 규제라고 할 것이다.
이종선,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직무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