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에도 집값은 계속 오른다…거래량 폭발, 주담대도 증가 지속

-서울 아파트값 25주 연속 상승에, 상승폭 늘고, 거래량은 3년 래 최고 기록
-주담대, 8월 대비 증가폭은 줄었지만, 사간 갈수록 증가폭 커져
-“미국 금리인하 이어 10월 국내 금리인하가 본격 상승기 시작될 것” 우려

이주연 기자 승인 2024.09.18 12:59 | 최종 수정 2024.09.18 13:12 의견 0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 단지 전경. 강남 아파트값은 근래 신고가를 갱신중이다. 사진=수도시민경제

추석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인 가을이사철을 맞아 아파트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부동산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따른 은행권 대출규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서울 집값은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으면서 지난주 25주 연속 상승에, 7월 거래량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8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23% 올라 25주 연속 상승했다. 전주(0.21%)보다 상승 폭도 커졌다. 8월 둘째 주 0.32% 오르며 5년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값은 급등 피로감,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8월 셋째 주부터 3주 연속 상승 폭이 줄면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스트레스DSR 2단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난 주 오히려 상승폭을 다시 키웠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9518건으로 2021년 9월 5만5191건 이후 3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023년 12월 1790건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올해 1월 2456건, 2월 2665건, 3월 3482건, 4월 4840건, 5월 5182건으로 5000건을 넘어선 후 6월 6150건에 이어 7월에는 6월 대비 54.7% 크게 늘어난 9518건을 기록했다.

전국 거래량도 전달에 비해 크게 늘었다. 7월 전국 아파트 매매(신고일 기준)는 5만4천732건으로 6월(4만3천300건)보다 26.4% 늘었다

상승세 지족에 더해 늘어난 거래량은 본격적인 집값 상승 시그널로 받아들여야 한다.

전세시장 상승세도 다시 가팔라졌다. 수도권(0.14%→0.17%)과 서울(0.15%→0.17%)은 전셋값 상승 폭이 커졌다. 서울의 경우 전셋값 상승세가 69주째 이어지고 있다.

인천은 지난주(0.30%)보다 줄긴 했지만, 0.26%로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 지역(0.09%→0.15%)의 상승 폭은 지난주에 비해 커졌다

집값 상승세에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도 증가폭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은 9월부터 스트레스DSR 2단계 본격 실시 등 대출규제가 강화와 함께,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유례없는 수준을 보이는 등 기저효과로 이번달 주담대 증가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9월 들어 첫째주에 비해 두째주의 주담대 증가폭이 늘어나 증가추세를 보였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70조8천388억원으로, 8월 말(568조6천616억원)보다 2조1천772억원 늘었다.

월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던 8월(+8조9천115억원)보다는 증가세가 둔화했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주담대 증가세는 가팔라졌다.

5대 은행의 지난 5일까지 주담대 증가 폭은 8천835억원이었는데 6일부터 12일까지는 1조2천937억원으로 커졌다.

1영업일당 증가 폭이 소폭 확대된 데다(2천209억원→2천587억원) 5대 은행이 지난주에만 정책대출 약 4천949억원어치를 유동화해 장부에서 털어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주담대 증가세가 쉽사리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주택 월별 매매가격지수도 완연히 상승추세다. 전국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2024년 5월 92.79로 올 들어 최저치를 찍은 후 6월 92.83, 7월 93.02를 기록했고, 서울은 올해 3월 93.93으로 최저치를 찍은 후 4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4월 94.05, 5월 94.23, 6월 94.76, 7월 95.89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택매매가격지수는 2021년 6월을 100으로 기준으로 삼는다.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다양한 집값 잡기와 가계대출 감소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러가지 지표 상으로 볼 때 시장의 흐름을 막는 데는 역부족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한국은행도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의 불안이 상당기간 오래 갈 것을 전망한 바 있다. 한은은 지난 12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향후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세 장기화 여부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불안이 이어지겠지만 이후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는 견해와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병존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가장 큰 이유로 공급부족을 들었다.

오세준 평택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장 10월이면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해야 하는 시점이 시작되는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도 가계대출이 줄어들지 않고, 아파트값 상승세에 더해 거래량마저 부동산 활황기 수준에 이른 만큼, 집값 잡기는 당장 1~2년 안에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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