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금리인하에 무게, 가계대출∙집값 해결이 전제조건

-이르면 10월 또는 11월…금융 불안 커지면 해 넘길 가능성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후 효과 지켜봐야" 지적도

이주연 기자 승인 2024.07.11 15:47 의견 0
11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서 발언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그동안 금리인하 시기를 두고 미국보다 앞선 8월이냐, 아니면 미국이 9월 인하한다는 전제하에서 미국보다 늦은 10월이냐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는데, 결국 10월 인하설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11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 관련 질문에 아직 차선을 바꿀 때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시장은 10월 인하설 쪽으로 비중을 두고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담은 의결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와 함께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 간 상충 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는 5월 의결문 표현과 비교해 '본격적 인하 검토' 메시지를 시장에 명확히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5월 회의 당시 1명이었던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입장의 금통위원도 이번 회의에서는 2명으로 늘었다.

한 명의 금통위원만 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돌아서면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매파(통화긴축 선호)와 비둘기파가 3대 3으로 팽팽히 갈리는 셈이다.

만일 8월 22일에 열리는 금통위에서 비둘기가 한명만이라도 더 늘면, 별다른 이유가 없는 한 10월 금리인하가 될 가능성이 있다. 8월 이후 통화정책방향을 정하는 금통위는 10월 11일과 11월 28일 두번 뿐이다. 올해 안에 최소 한차례 금리를 인하할 경우 10월 11이 아니면 11월 28일이란 것이다.

어쨌든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거의 3년 만에 한은에서 공식적으로 금리 인하 검토 언급이 나오면서 시장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더 커지게 됐다.

그러나 현재 국내 금융시장 동향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천115조5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원 늘었다.

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6조3천억원)은 작년 8월(+7조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컸고, 올해 상반기 누적 증가 규모(+26조5천억원)는 2021년 상반기(+30조4천억원) 이후 3년 내 최대 기록이다.

특히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시기를 당초 7월 1일에서 9월로 2달 연기하면서, 7월 들어서만 가계대출이 수조원 이상 급격하게 늘고있는 것도 한은의 부담이다. 여기에 일단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수도권의 아파트값이 오늘 한은의 비둘기쪽 색깔 변화로 집값 상승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금통위원들은 “잘못된 인하 신호로 집값 상승 촉발 않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미 영끌과 빚투가 늘고있는 통계가 나오고 있어 막상 10월 인하 가능성도 좀더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 금리인하 시점이 미국 대통령 선거전 막판과 맞물려, 만일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확실시 될 경우 미 연준은 대통령 당선 이후로 금리인하 시점을 미룰 수도 있어 국내 금리인하 시점은 자연스럽게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대통령 선거 이후로 금리인하 시점을 잡는다면, 11월 말에 열리는 FOMC에서다.

금융 투자업계의 한 애널리스트는 “지금 시장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대로 커진 상황이어서 정부의 웬만한 통화정책이 통히기 어려운 상황인데, 실제 10월 금리인하를 기대하다가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이 예상과는 달리 늦어질 경우 시장 충격은 상당히 클 것이다”면서 “정부는 9월로 연기한 스트레스 DSR의 영향을 살펴 이런 우려 상황에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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