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여파, 삼성重 러시아 선박 17척 수주 무산 위기

-총 수주금액 4조8000억원 중 약 1조여원 선수금 반환 요청 받아
-장기적으로 러-우 전쟁 추이에 따라 해결 방안 나올 수도

김지윤 기자 승인 2024.06.14 08:43 의견 0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14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13일 자율공시를 통해 2020~2021년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로부터 수주했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0척과 셔틀탱커 7척, 총 17척에 대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즈베즈다 조선소가 미국 정부의 특별제재대상(SDN)으로 지정되면서 선박 건조가 불가능해졌고, 이후 협상 과정에서 선주사가 삼성중공업과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며 선수금 8억 달러 반환을 요청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싱가포르 중재법원에 제소해 법적 절차를 밟을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2020년 11월 즈베즈다로부터 쇄빙 LNG 10척에 대한 블록 및 기자재 공급계약을 수주했고, 이듬해 10월 쇄빙 셔틀탱커 7척에 대한 블록 및 기자재 공급계약을 맺었다. 총 계약 규모는 약 4조800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건조 설계가 시작될 무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고 이에 대러 제재에 따라 미국 정부는 즈베즈다 조선소를 SDN으로 지정했다. 결국 건조 작업은 멈췄고, 파견 현지 인력은 철수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선주사가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당사의 계약불이행을 주장하며 계약해지 통보 및 기 납입 선수금(8억 달러)과 지연이자를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자금 거래도 불가한 상황인 가운데, 이번 선주사의 계약해지 통보는 부적법하므로 싱가포르 중재 법원에 제소해 계약 해지의 위법성 및 반환 범위 등을 다투는 한편, 협상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현재는 서로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해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즈베즈다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프로젝트로 기자재 공급계약 형태다. 일부 공정이 진행됐지만 선수금 범위로 충당금을 쌓지 않았다. 또 삼성중공업의 거제 야드를 사용하고 있지 않아 본사의 공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소송은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당장의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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