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밤 10시 40분 경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당시 TV회면 캡쳐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극복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앞둔 지금, 우리는 윤석열 계엄 사태가 한국 민주주의에 남긴 의미를 깊이 성찰해야 한다.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87년 민주화 이후 최대 위기였다. 불과 12시간 만에 시민들의 저항으로 계엄이 해제됐지만, 이 사건은 한국 민주주의가 여전히 미완의 과정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줬다.

헌법의 수호자여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헌법을 파괴하는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중대한 헌정 질서 위반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계엄 시도가 단순한 즉흥적 결정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준비된 계획이었다는 점이다. 방첩사령부를 통한 정치인 체포 계획, 언론인 '수거작전',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시도 등은 민주국가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위다.

탄핵의 헌법적 정당성과 12.3 민주수호운동의 의의

윤석열에 대한 탄핵은 중대한 헌법 위반에 대한 정당한 헌법적 대응이다. 헌법 제65조는 "대통령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헌법 제1조, 제40조, 제66조 4항, 제69조를 명백히 위반했으며, 방첩사령부를 통한 정치인 암살 계획, 국회 봉쇄, 언론 장악 시도 등은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 범죄 행위다.

탄핵 이후 민주주의 공고화를 위한 과제

윤석열에 대한 탄핵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일 뿐이다. 앞으로 더 이상 유사한 민주주의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은 제도적 개혁이 필요하다.

첫째, 계엄 선포 권한의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대통령이 단독으로 계엄을 선포할 수 없도록 국회의 사전 또는 사후 즉각적 동의 절차를 강화하고, 계엄 선포 요건도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으로 개정해야 한다.

둘째, 군과 정보기관에 대한 민간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방첩사령부와 같은 정보기관이 정치에 개입하거나 국내 정치인을 감시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의회의 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시민 저항권을 헌법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 이는 독일 기본법과 같은 선진국 헌법에서 찾아볼 수 있는 조항으로, 위헌적 국가권력에 맞선 시민 저항의 정당성을 헌법적으로 보장한다.

넷째, 한국 민주화운동의 역사와 교훈을 체계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과거의 독재와 국가폭력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낳았는지, 그리고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를 후세대에 가르쳐야 한다.

국제사회와 함께하는 민주주의 연대

윤석열 계엄 당시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비난과 우려 표명은 계엄과 내란 사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G7, EU 등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과 국제인권단체들의 압력은 독재와 국가폭력에 맞서는 중요한 견제 장치였다.

한국은 아시아의 대표적 민주주의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윤석열 계엄 시도는 이러한 국제적 위상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탄핵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고, 한국이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는 책임감 있는 국가임을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보여줘야 한다.

헌재의 역사적 책임과 민주주의 완성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은 단순한 법적 판단을 넘어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좌우할 역사적 결정이다. 윤석열의 계엄 선포와 내란 시도는 박근혜의 헌법 위반보다 훨씬 직접적이고 심각하다. 박근혜는 측근에게 국정을 맡긴 것이 헌법 위반이라면, 윤석열의 계엄 선포는 헌법 자체를 정지시키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시도였다.

헌법재판소가 일관된 법리와 헌법수호 정신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용하는 것은 헌법적 정의의 실현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한 필수적 결정이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이제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시민들의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명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윤석열 계엄이 성공했다면 대한민국은 독재와 전쟁의 참화 속에 몰락했을 것이다. 12시간의 시민 저항이 기적적으로 이 재앙을 막아냈다. 4•19혁명에서 6•10항쟁까지, 그리고 2024년 12월 3일 밤까지 이어진 한국 민주화운동의 정신은 우리 사회에 영원히 기억되고 계승되어야 한다. 국민이 피와 눈물로 지켜낸 민주주의를, 이제 제도적 개혁과 역사적 기록으로 완성해야 할 때이다.

독립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