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8명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가장 주목받는 순간 중 하나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100일 이상 지연되는 비정상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 지연은 단순한 행정적 문제가 아닌, 헌법재판소의 존재 가치와 국민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위기로 발전하고 있다.

역사가 증명하는 이례적 지연

헌법재판소의 핵심 존재 이유는 헌법 수호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 탄핵은 약 2개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약 3개월 만에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이미 100일을 넘기고 있다.

이 지연은 헌재가 정치적 압력이나 개인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탄핵 심판은 신속하게 처리한 반면, 대통령 탄핵 심판은 지연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8명의 재판관들은 이 의문에 답해야 한다.

논리의 모순과 이중 잣대

최근 헌재의 판결들은 논리적 일관성을 결여하고 이중 잣대를 적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헌재는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실제로 그러한 위헌적 행위를 저지른 한덕수의 탄핵은 기각했다.

이러한 논리적 모순은 헌재가 순수하게 헌법적 판단만을 내리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킨다. 한쪽에서는 위헌이라고 선언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그 위헌 행위의 책임자를 복권시키는 이율배반적 태도는 법리적 판단을 넘어선 다른 고려가 작용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국민들은 묻고 있다. 위헌 행위는 인정하면서 그 행위자는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이 모순된 논리가 과연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가? 이러한 판결들은 헌재가 법과 원칙보다 정치적 계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헌법은 재판관의 것이 아닌 국민의 것

헌법은 현자가 아닌 일반 시민의 양심과 시선으로 해석되고 적용되어야 한다. 8명의 재판관들이 스스로를 시대의 현자로 착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엄청난 오판이다. 그들은 헌재 창설 이후 지나간, 또 지나갈 수많은 손님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판결에도 헌재가 존중받았던 것은 재판관들이 헌법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헌재는 대한민국 헌법 위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의 재판관 8명은 이러한 기본 원칙에서 동떨어져 있는 듯하다.

헌재의 역사적 판결과 국민 신뢰의 유산

헌법재판소는 1988년 설립 이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중대한 역할을 해왔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국가보안법 일부 조항 위헌 결정,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등은 시민의 기본권을 확장하는 역사적 판결이었다. 특히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기각과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은 헌법 원칙을 정치적 압력보다 우선시한 용기 있는 판단이었다.

이러한 판결들은 논란의 여지가 있었음에도 대체로 국민 다수의 지지와 신뢰를 받았다. 헌재가 정치권력과 대립하더라도 헌법 원칙을 수호한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신뢰는 하루아침에 구축된 것이 아니라, 수십 년간 헌재가 보여준 일관된 원칙과 용기의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이 소중한 유산이 지금 무너지고 있다.

국민 신뢰의 위기적 상황: 53%의 경고음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의 신뢰도는 53%에 그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닌,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에 대한 심각한 경고음이다. 헌법재판소처럼 국가의 근간을 지키는 기관의 신뢰도가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라는 것은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이다.

신뢰도 53%는 국민의 거의 절반이 헌법 수호의 최후 보루를 불신한다는 의미다. 이는 단순히 한 기관의 위기가 아니라 헌법 체제 전체의 위기로 확장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사법기관에 대한 불신은 법치주의의 토대를 흔들고,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체의 불안정으로 이어진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신뢰도 하락의 속도다. 헌재의 신뢰도는 과거 70% 이상을 유지했으나, 윤석열 탄핵 심판 지연으로 급격히 추락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헌재의 권위와 영향력은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을 것이다.

국민의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국민들은 이미 8명의 재판관들이 무능을 넘어 헌법 위에 군림하려 한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역사는 시민들의 신뢰가 무너지면 어떤 제도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는 헌재를 국민들이 지켜줄 리 없다. 그동안 헌재로 모여든 대형 사건들은 헌재의 위상과 독립성을 높였던 반면, 이번 탄핵 사건은 정반대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필요한 용기

헌법재판소는 단순한 사법기관이 아니다. 그것은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이자 헌법 가치의 수호자다. 지금 8명의 재판관들에게 필요한 것은 논쟁을 피하는 소심함이 아니라,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용기다.

역사는 중요한 순간에 용기를 내지 못한 이들보다, 원칙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낸 이들을 기억한다. 8명의 재판관들이 이 역사적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할지, 국민들은 주시하고 있다.

윤석열 탄핵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이미 헌법재판소는 100일이 넘는 비정상적 지연으로 인해 큰 신뢰를 잃었다. 이제 남은 것은 그나마 존재하는 신뢰마저 완전히 무너뜨릴 것인지, 아니면 용기 있는 결정으로 일부라도 회복할 것인지의 갈림길뿐이다.

국민의 힘으로 헌재 바로 세우기

역사는 시민들의 신뢰가 무너지면 어떤 제도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제 국민들은 헌법수호의 최후 보루인 헌재가 제 역할을 다하도록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 박근혜 탄핵 당시 수백만 명의 촛불시위가 민주주의를 지켰듯, 지금도 헌재 앞에서의 평화적 시위와 집회는 큰 의미를 갖는다.

전국 각지에서는 이미 대학생들과 시민단체들이 헌재 앞에서 삼보일배를 올리며 윤석열 탄핵에 대한 신속한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소셜 미디어에서는 교수와 연구자 3천여 명이 공개 서한을 통해 헌재의 책임 있는 결정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공론화는 헌재가 "공공 의견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더라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시민들은 온라인 청원에 동참하고, 언론사에 탄핵 과정의 지연 문제를 보도해줄 것을 요청하며, 국회의원들에게 연락해 헌재에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도록 독려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로 민주주의의 근간임을 8명의 재판관들은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독립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