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젠 집값 하락 걱정할 때…’하락 시그널’ 보낸 서울 아파트값

-주택가격전망 4개월 연속 상승해 9월 CS119 기록, 상승기대감은 높아
-서울아파트 평균매매가, 9월 10억2247만원으로 한달 만에 13.52% 하락
-거래량은 9월 26일 현재 963건으로 최종 3000건 넘기기 어려울 듯
-분양시장 찬바람, 경기도 용인∙이천 지역에서 청약참패 이어 10% 계약률

이주연 기자 승인 2024.09.26 08:57 | 최종 수정 2024.09.26 08:58 의견 0
서울 아파트, 거래량 급감과 함께 평균거래가가 꺾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수도시민경제

1년 후 집값이 지금보다 더 오른다는 소비자 전망이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서울 아파트값이 26주 연속 상승했다는 통계가 나오는 것과는 달리, 서울 아파트 평균거래가격은 하락하고,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실제 시장 흐름은 꺾이는 신호가 잡히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월 119를 기록해 전월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 10월 (1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 ‘9월 셋째 주(16일 기준)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6% 오르면서 2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률을 구별로 보면 서초구(0.32%), 송파구(0.28%), 강남구(0.22%) 등 강남 3구가 특히 강세를 보였다. 반면, 지방은 하락 폭이 지난주 0.01%에서 이번 주 0.02%로 커졌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아파트 매매 거래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굉장히 높게 상승했단 뉴스가 나오면서 앞으로도 계속 오르겠단 응답이 많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값이 26주 연속으로 상승했다는 한국부동산원의 발표와는 달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지난 6월 올 들어 최고치를 찍은 이후 조금씩 하락하다가 9월 들어 크게 하락하고 있다.

26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평균매매가는 지난해 12월 10억3553만원으로 저점을찍은 후, 점차 올라 올해 6월에는 12억4643만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7월 부터는 꺾이기 시작해 7월 12억2830만원, 8월 11억8467만원에 이어 이번달 9월은 26일 현재 10억2447만원으로 10억 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다. 한달 사이에 13.52% 하락한 셈이다.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6월에 비해서는 17.81%하락한 것으로, 월별 추이를 보면 9월 들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데이터가 설문조사에 의존한 것인데 비해, 평균거래가는 실제 신고내용을 가지고 평균을 낸 것이기 때문에 실제 시장상황을 반영한다.

거래량을 보면 9월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서울아파트 거래량은 9월 26일 현재 963건을 기록하고 있다. 거래 신고 기간이 10월 말까지이고 추석연휴가 있었지만, 한달이 다가는 시점에서 1000건 미만인 것은 올 2월 수준으로 돌아간 분위기다.

서울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1869건으로 최저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하다가 올 7월 8851건으로 2021년 수준으로 회복한 바 있다. 그러나 8월 들어서면서 크게 줄어들어 9월 말까지 신고기간이 며칠 남아있지만 26일 현재 5908건으로 확연히 줄어들었다.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이런 상태로 유지될 경우 지난 2월의 2649건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분양시장에서는 찬바람이 시작됐다. 특히 서울 이외의 수도권에서 한랭전선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경기도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는 1, 2순위 총 1259가구 모집에 1552명이 신청해 평균 청약경쟁률 1.2대 1을 보여 실제 청약실적 참패에 이어 계약률은 10%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HL디앤아이한라가 9월 초 청약을 받은 용인둔전역에피트 역시 평균 청약경쟁률 1.6대 1이었고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정당계약 기간이지만, 10%대의 계약률을 보일 것으로 주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HL디앤아이한라가 분양하는 또다른 경기도 이천의 이천부발역에피트 역시 총 630가구 모집에 1, 2순위에서 467명 만이 신청해 평균 0.74대 1의 경쟁률을 보인데 이어 계약률 역시 10%대를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분양시장은 이미 초토화됐다. 지난 9월 초 HL디앤아이한라가 청약을 진행한 김해대청천에피트는 6개 타입 모두 미달이 났고, 전체적으로 122가구 모집에 37명 만이 청약에 참여해 계약일정을 포기하고 다시 청약에 들어가야 할 판이다.

평택대학교 부동산학과 오세준 교수는 “부동산 시장이 그동안 서울 중심으로만 활발했고, 지방의 어려움은 지속돼왔는데, 결국 서울도 거래량이 급감하고 평균 매매가가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조정장세로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울 집값이 오를만큼 오른 상황에서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가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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