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호사다마?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6.20 07:00 의견 0

거침없이 오른 엔비디아 주가가 드디어 미국 시가총액 1위에 등극했다. 지난 18일(미국 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전날 대비 3.51% 오른 135.58달러로 마감해 시가총액은 3조3400억달러로 올라서면서 기존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총 3조3200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과연 엔비디아의 주가는 어디까지 오를까? 너무 거침없이 오르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지만 AI가 대세로 떠오르고, 실제 엔비디아가 AI용 반도체를 거의 독점하고 있어서 여러 증권 전문가들은 현재보다 50%까지 더 오를 수 있다는 목표가를 제시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2022년 11월말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후 지금까지 700% 가깝게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 속도는 주식 시장 사상 최초다. 이에 엔비디아는 지난해 5월 30일 반도체 기업으로서 처음으로 ‘1조 달러 시총’ 클럽에 진입한지 단 1년만에 시총이 3조달러를 초단기 돌파하게 됐다.

엔비디아는 처음 주가 대비 현재 60만배 올랐고, 근래 5년간 3500% 올랐다. 올해만 180% 올라 여러가지 부문에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세상만사 호사다마(好事多魔)란 말이 있다. 좋은 일 끝에는 안좋은 일이 더 많이 올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2~30여년 전 시스코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90년대 후반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시장을 장악했던 시스코는 전 세계적인 인터넷 혁명을 배경으로 주가는 10여 년간 1000배 이상 상승했고 세계 최고의 가치있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당시 2000년까지 5년 간 최근 5년간 엔비디아가 3500% 오른 것보다 더 많은 5000%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시스코는 2000년 대 초반 닷컴 버블 붕괴로 타격을 입어 오히려 과도한 투자가 발목을 잡아 매출과 이익이 곤두박질 치면서 주가도 같이 추락했다.

당시 시스코가 가졌던 독점적 지위는 오래지 않아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던 것이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더욱이 독점적 위치에 안주해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전환하는 경쟁사에 비해 늦게 대응하면서 결국 빅테크 반열에서 밀려나면서 관심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 1년 간 수직 급등 그림을 그린 가장 큰 이유는 2023년 2분기부터 실적이 급등한 덕분이었는데, 올 2분기 실적은 지난해 2분기 대비 성장률 수치가 나오는데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때보다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것에 더해 AI자체에 대한 거품론이 대두할 수도 있고, 강력한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 원래 1위는 항상 불안한데, 너무 빨리 급성장한 것이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이미 뉴욕타임스도 이와 같은 부분을 경고하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AI가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판명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2의 시스코처럼 타올랐다가 제2의 시스코처럼 되지 말란 법이 없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현재 서학개미들에게 가장 큰 관심과 투자대상은 엔비디아로 알려져있다. 너도나도 엔비디아를 외친다면, 이미 모든 호재는 알려졌다는 뜻이다. 지금부터는 무슨 악재가 있을 수 있는지를 살펴봐야 하는 시기라고 본다. 하루라도 먼저 미래를 알 수만 있다면 이런 걱정 전혀 없는데 어디 인간의 능력이 딱 거기까지인걸 어쩌겠는가.

조짐이 수상하면 조심하는 것이 상책이다.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른다는 조상님들의 말씀을 떠올릴 시간이 온 것 같다.

편집국장

저작권자 ⓒ 수도시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