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담론>의 허구9 –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마음의 양식으로 삼은 사람!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6.12 19:23 | 최종 수정 2024.06.13 18:47 의견 0

‘우리가 매일 먹는 게 삼대를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매일 먹는 음식이 우리의 유전자를 바꾸고 나아가 운명까지 바꾼다는 얘기입니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성인병은 그 집의 음식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말도 있습니다.

중국 고서에도 식위천(食爲天)이란 말이 나옵니다. ‘음식이 곧 하늘’이라는 뜻으로 국내에 같은 이름의 음식점도 있습니다. 중국 당나라 때의 의학자 사막은 ‘사람이 만 가지 질병으로 고통받고 요절하는 것은 대부분 음식을 잘못 먹기 때문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음식이 몸을 위한 양식이라면,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고 불립니다.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 습관, 성격‘이 바뀌면서 결국 운명이 바뀐다고 합니다. 예컨대 동양 고전을 좋아하는 분들은 대체로 동양적인 사고를 하고, 서양 고전을 좋아하는 분들은 대체로 서양적인 사고를 하기 마련입니다. 한국인은 동양의 전통과 문화를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서양의 제도와 기술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동서양의 문화와 문물을 함께 알고 균형 잡힌 사고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평생 ’좌파식 사고‘로 일관한 신영복은 자신이 ’마음의 양식‘으로 삼은 책을 스스로 소개했습니다. 다음은 신영복이 <담론>에 쓴 글입니다.

“언젠가 어느 잡지사로부터 ‘내 인생의 한 권의 책’을 질문받았습니다. 난감했습니다. 결정적인 한 권의 책이 내게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책이 없다고 하자니 오만하게 비칠 것 같았습니다. 궁리 끝에 세 권을 준비했습니다. <논어>, <자본론>, <노자>였습니다. <논어>는 인간에 대한 담론이고, <자본론>은 자본주의 사회구조에 관한 이론이고. <노자>는 자연에 대한 최대 담론이라고 했습니다.”

신영복은 많은 책을 읽은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책으로 3권을 꼽았는데, 그 대상이 묘합니다. <논어>와 <노자>는 동양적 사고의 핵심이고, <자본론>은 사회주의 사고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신영복의 말과 글이 대체로 좌파(사회주의) 지향적이고, 중국 고전 이야기인데 그게 우연은 아닌 듯합니다. (서양의 정신 문화에 관한 언급은 많지 않습니다)

신영복이 소개한 <자본론>은 경제학의 역사, 아니 세계 역사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찌 됐든 20세기에 출현했다가 대재앙으로 사실상 막을 내린 ‘사회주의 체제’의 기본 사고의 틀을 형성했기 때문입니다.

<자본론>에 대한 다양한 평가도 있지만 여기서는 20세기에 가장 뛰어난 경제학자인 존 메이나드 케인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자본론에 대한 저의 생각은 쿠란(이슬람교 경전)에 대한 생각과 같습니다. 그것이 역사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그 책을 시대의 반석처럼 여기며 영감을 얻고 있는 사람들 중에 멍청이가 아닌 사람도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이런 책이 왜 이같은 반향을 가져왔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음침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학문적 논쟁거리들은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해 보입니다. 쿠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이런 책들이 불같은 기세로 세계의 절반을 휩쓸 수 있었을까요? 저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제 이해에 문제가 있는 거겠지요. 선생님은 자본론과 쿠란을 둘 다 믿으십니까? 아니면 자본론만 믿으십니까? 하지만 자본론의 사회학적 가치가 어떻든간에, 경제학적 가치가 ‘0’이라는 것은 확신합니다.”

코라시아(필명),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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