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제 식량가격 ‘빨간불’…세계식량가격 석 달째 상승

-5월 곡물가격 6.3% 상승
-세계식량가격지수 23개월 만에 상승 추세로 돌아서

김지윤 기자 승인 2024.06.09 17:04 | 최종 수정 2024.06.09 20:50 의견 0
유럽의 한 편의점 모습. 사진=수도시민경제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0.4로 전월보다 0.9% 오르면서 석달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올해 1월 117.7에서 2월 117.4로 하락했으나 3월 119.0, 4월 119.3, 지난달 120.4로 세달 연속 상승했다.

FAO는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나타낸 수치다.

문제는 그동안 세계식량가격지수가 하락추세를 이어오다가 지난 3월 반등한 후 연속적인 상승으로 추세적 상승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2019년 1월 93.4로 100이하 수치를 보였다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바로 다음달인 2022년 3월 160.3으로 치솟았다. 이 후 올해 2월까지 꾸준히 하락하면서 안정세를 보였지만, 3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고 지난 5월 상승폭을 더 키웠다.

품목군별로 보면 지난달 곡물 가격지수는 118.7로, 전월 대비 6.3% 상승했다.

곡물 중에서는 밀 가격이 가장 크게 올랐다. 주요 수출국에서 올해 작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흑해 지역 항구 시설이 파손된 데 따른 것이다.

옥수수의 경우 아르헨티나의 병충해 발생, 브라질의 기상 악화 여파에 가격이 상승했다. 국제 쌀 가격은 인도네시아, 브라질에서 인디카종 쌀 수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승했다.

유제품 가격지수도 126.0으로, 1.8% 올랐다. 오세아니아에서 계절적 요인으로 우유 생산이 줄었고 서유럽에서는 우유 생산량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서유럽에서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유제품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중동과 북미 지역에서 수요가 증가한 것도 유제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설탕의 경우 브라질에서 원활하게 수확이 시작됐고, 수출 여력이 높아지면서 가격지수가 117.1로 7.5% 하락했다.

국제 원유가격 하락도 설탕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127.8로, 2.4% 내렸다.

대두유, 유채씨유, 해바라기씨유 가격은 올랐지만, 팜유 가격이 크게 떨어져 전체 유지류 가격이 하락했다. 팜유 가격 하락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계절적 요인으로 생산량이 늘었으나 국제 수입 수요가 저조했기 때문이다.

대두유 가격은 브라질의 바이오연료용 수요 증가로 인해 상승했다. 해바라기씨유는 흑해 지역에서 계절적 요인으로 수출이 감소해 가격이 올랐고, 유채씨유는 공급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가격이 상승했다.

육류 가격지수는 116.6으로, 0.2% 하락했다. 가금육은 주요 생산국의 내수 위축으로 가격이 떨어졌고 소고기 가격은 수입 수요 둔화와 오세아니아 국가의 수출 가능 물량 확대로 인해 하락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수요 회복과 공급량 부족으로 인해 상승했다.

유럽의 한 농산물 생산자는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온이 나타나면서, 올 봄 날씨변동이 심해 추수철 수확량 측정이 어려울 정도라서 앞으로도 곡물가격과 그에따른 육류 및 육가공 가격 변동성이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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