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와 아이들 칭찬이 달라야 할 이유

수도시민경제 승인 2024.06.04 06:00 | 최종 수정 2024.06.04 12:06 의견 0


‘칭찬은 고래도 춤을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아니 20여 년 전 켄 블랜차드 외 3명이 쓴 책 이름이다. 3톤이 넘는 범고래가 쇼를 하는 과정에서 고래에게 끊임없이 칭찬을 하면서 목적으로 하는 쇼의 동작을 이끌어 내는 방식이다. 이것을 고래반응(Whale Done response)이라고 한다.

고래반응이란 3가지의 칭찬 방법이다. 첫째 범고래가 쇼를 멋지게 했을 때 즉각 칭찬하고, 둘째 실수를 했을때는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고, 셋째 중간중간 계속해서 격려해주는 것이다.

체벌이나 먹이로 훈련시키는 것보다 훨씬 효과를 본다는 말이다. 이 말은 지금까지 사람에게도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고래 같은 동물에 대한 칭찬 방법과 사람에 대한 칭찬 방법은 달라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스탠퍼드대학의 한 연구팀이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했다.

첫 실험은 두 집단의 학생 모두에게 약간 어려운 문제 10개를 풀도록 하면서 두 집단에게 다른 종류의 칭찬을 했다.

A집단에게는 “참 똑똑하구나. 지능이 높구나.”라고 지능이 높음을 칭찬하고, B집단에게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구나. 노력을 많이 했구나.”라고 노력한 것을 칭찬했다. 우선 성적은 두 집단 비슷하게 나왔다.

그런 다음 두 번째 실험으로 두 집단 학생들에게 처음보다 더 어려운 문제와 비슷한 수준의 두가지 문제를 냈다

결과는 갈렸다. 지능칭찬 집단은 쉬운 문제를, 노력칭찬 집단은 어려운 문제를 선택했다. 지능칭찬 집단은 문제를 틀려 지능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듣기 두려워했던 것이고, 노력칭찬 집단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칭찬을 받기 원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실험으로 두 집단 모두에게 매우 어려운 문제를 냈다. 지능칭찬 집단은 힘들어하면서 곧지쳐버린 데 반해 노력칭찬 집단은 즐거워하면서 끈질기게 문제를 풀어나갔다

귀해진 아이들을 키우는 시대다. 집어서나 학교에서나 사회에서 아이들은 소중한 미래의 꿈이다. 그렇다보니 당장 기를 살려주고 힘들어하는 과정을 어른들이 대신 짊어지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구절벽을 걱정하고 있다. 출산이 늘어나면야 좋겠지만, 이 소중한 꿈나무들을 훌륭한 미래의 인재로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다. 당장 최고라는 칭찬으로 인내를 모르는 아이로 키우기 보다는 큰 성과 뒤에는 많은 노력과 고통이 있다는 과정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은 단순한 칭찬으로 춤을 춰서는 안된다. 고래와 사람의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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