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2일,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남긴 과거의 SNS 글이 논란을 불러왔다. 그는 2020년 8월 17일 김민석 총리 친형인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의 글을 공유하며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 글의 핵심은 ‘해방 직후 미국이 없었다면 한국은 사회주의 모범국가가 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리영희, 신영복 등 좌파 사상가들이 바로 이러한 생각으로 일관했고, 그 영향으로 운동권 전교조 민노총 등이 반미를 부르짖게 된다.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많다.
강병호 배제대 교수의 글을 통해 이러한 주장이 얼마나 허상인지를 알아보자.
북한은 1946년 토지개혁(사실상 농민에게서 토지 강탈), 1948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 1950년 남침으로 이어지며 사회주의 모델을 강행했다. 그 결과는 40여 년 후 참혹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최소 수십만에서 최대 300만 명이 아사했다.
반면 대한민국은 1960년 1인당 GDP 158달러에서 2023년 3만4945달러로 도약했다. 역사적으로 사회 인프라가 발달한 유럽에서도 동독은 1989년 9679달러, 서독은 2만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숫자는 자유민주주의의 압도적 성과를 증명한다.
8월 22일 뉴데일리에 따르면 김민웅 대표는 또 ‘민족해방투쟁사’를 교육의 근간으로 삼자고 주장했는데, 이는 마르크스주의 역사관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동독 역시 유사한 교육 체제를 강요했다. 청년들에게는 ‘사회주의는 흔들리지 않는다’(Der Sozialismus ist unverruckbar)라는 구호와 교육이 반복됐다. 그러나 1953년 동베를린 봉기와 1989년 라이프치히 월요시위에서 청년들은 ‘사회주의는 작동하지 않는다’(Der Sozialismus funktioniert nicht)고 냉소적으로 외쳤다. 결국 베를린 장벽은 1989년 11월 붕괴했고, 동독은 1990년 10월 지도에서 사라졌다.
사실 사회주의와 집단주의가 개인주의, 자유주의보다 한민족(韓民族)의 심성에 더 맞는다. 조선 500년은 이념 중심의 사대부들이 득세한 시대였다. 결국 이 땅에서 ‘사회주의 모범국가’란 ‘진보’라는 포장지 안에서 교조적이고 퇴행적인 선비들이 입법, 사법, 행정 권력을 틀어쥐고 덧붙여 개인의 부(富)까지 다 누리는 그들만의 세상일 것이다. (위정척사파가 바로 한국 좌파의 사상적 뿌리가 된다. 그들은 쇄국과 자립을 강조한다. 한미FTA를 반대하고, 시장개방을 반대하고, 경쟁을 반대하는 게 다 그런 이유에서다.)
대한민국 현대사는 1960년 4·19혁명, 1987년 6월 항쟁을 거치며 자유민주주의를 확대해 왔다. 그러나 사회주의 선비들은 이미 파산한 이념의 환상을 여전히 미화하고 심지어 타인에게 강요한다. 이는 엄연한 역사와 진실에도 모순된다. 그들이 원하는 사회주의 모범국가는 ‘붉은 선비님’들이 권세와 재산을 틀어쥐고, 어리석은 백성들은 주린 배를 움켜쥐는 한없이 낙후된 세상일 뿐이다.
김상민, ‘좌파는 무슨 생각으로 사는가’ 저자